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20일 북한이 한국의 선거 후 수 개월 이내에 도발을 일삼아 왔다면서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이 차기 박근혜 정권의 도전과제가 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위치한 정책연구소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20일 열린 한국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방향에 관한 토론회(The Results and Impact of the 2012 Korean Presidential Election)에서 이 단체의 빅터 차 한국석좌연구원(Korea Chair)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 행위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대북정책'이 심각한 도전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연구원 : 북한은 한국의 새로운 정권을 매번 시험하곤 했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도발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앞으로 재래식무기를 이용한 도발을 넘어서,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새로운 북핵프로그램, 혹은 추가 미사일 실험 등 점점 광범위한 도발(across the spectrum)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문제가 심각한 것입니다.
빅터 차 석좌연구원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북한은 1992년부터 한국의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이후 16주에서 18주 이내에 도발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9일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과 한국민의 여론을 수렴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반확산센터(NCPC)의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전 소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미사일 발사를 두 차례 강행한 것으로 북한은 도발 수위를 충분히 넘었다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 박 대통령 당선인은 원칙을 고수하는(principled) 대북정책을 펼 것입니다. 북한과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도 상응하는 행동(reciprocity)을 해야 합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새 정권이 들어선 지금이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이 태도 변화를 보여줄 적기입니다.(NK should change its playbook.)
북한과 6자회담 협상을 담당한 바 있는 디트라니 전 소장은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도발을 일삼으며 2005년 9.19비핵화 공동성명과 반대방향으로 나아가는 북한 정권을 어떻게 협상장으로 이끌어내는가가 박 대통령 당선인의 도전과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과거 한국의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10여 년 간 '햇볕정책'을 펴며 협상했지만 성과가 전혀 없었다(absolutely no results)고 지적하고 더 이상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새로운 제안으로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국제사회의 정당한 일원이 될 수 있는 2005년 9.19공동성명의 합의를 이행하고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임한다면 국제사회는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지원 등을 할 용의가 항상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특히 한국, 중국, 일본의 새 지도자들이 동북아시아지역 전체의 안보를 위한 협력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등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박 당선자의 안보팀과 차기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NSC) 구성원 간의 소통이 무엇보다 시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