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거듭 북핵 협상 재개를 위한 비핵화 사전조치를 이행할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에 도착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9일 베이징에 도착한 데이비스 대표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문제는 북한”이라고 말했습니다. (The problem is North Korea, obviously.)
데이비스 대표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된 국제의무와 약속을 이행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데이비스 대표는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의 이번 회동에서 관련 사안에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의 이번 방중은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지난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우 대표로부터 북한의 현재 입장을 전해 듣고 6자회담 재개 조건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9일 관영 언론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의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이날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과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전제조건을 내세운 대화나 핵무기를 먼저 포기해야 불가침협정이 가능하단 주장을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미국 측은 거듭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젠 사키 대변인은 19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데이비스 대표의 방중과 관련해 특별히 언급할 것은 없다고 말했지만 지난 15일을 비롯해 최근 여러 차례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먼저 보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젠 사키 대변인: 앞서도 말했지만 공은 북한 측에 넘어가 있습니다. 북한은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포함한 국제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한중일 3국 순방을 시작한 데이비스 대표는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친 후 22일부터 25일까지 한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해 관련 논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