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최근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주영 공사와 류경식당 종업원들에 대해 대응 방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태 공사의 경우 개인적 일탈행위로 내부에서조차 쉬쉬하는 반면 류경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과 관련해서는 해외 언론까지 직접 평양으로 불러들여 공론화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와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 식당 종업원들.
해외로 파견됐다 최근 북한을 버리고 한국으로 망명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두 사안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사뭇 다릅니다.
대북 소식통은 22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일본의 한 방송사 특별 취재팀이 지난 주 평양을 방문해 집단 탈북한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가족들을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북 취재에서는 종업원 가족은 물론 북한으로 되돌아간 나머지 종업원들에 대한 인터뷰도 이뤄졌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집단 탈북한 식당 종업원 가족과 동료들에 대한 외신 취재 허가는 이 문제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론화하려는 북한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미국의 CNN 방송이 식당 종업원들의 동료 7명을 평양에서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CNN (녹취): 북한 당국은 아침 일찍 평양 호텔에서 인터뷰를 허용했습니다, …, 북한은 집단납치, 한국은 집단탈북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를 통한 집중 보도에 이어 해외 언론을 통한 여론전도 집요하게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반면, 태 공사 망명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처방식은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때와 뚜렷이 대비됩니다.
태 공사 망명의 경우 대외용 매체를 통해 범죄자로 매도하면서 조선중앙TV 등은 침묵으로 일관해 사실상 북한 주민들은 이 사실을 알 수 없도록 했습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태 공사 망명 사건을 ‘개인적 일탈’로 간주하고 파장을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외무성 등 관련 부서에서 총화와 검열 등 후속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주민들에게 이번 사안을 알리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고위 외교관의 한국 망명을 최대한 숨기는 반면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탈북을 ‘납치’ 운운하면서 계속해서 공론화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