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탈북해 지난 8월 초 한국으로 들어온 북한 외교관(무역영사)은 실적압박 때문에 망명을 결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7월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가지고 탈북해 한국으로 간 것으로 보도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무역대표부 소속 외교관은 거액이 아닌 수십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블라디보스토크 외화벌이 회사 대표로 있던 북한 무역영사가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지난 7월 말 동남아시아의 제3국으로 탈북했고 이들이 수십만 달러를 가지고 한국으로 간 것은 8월 초였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관 여권을 소지한 이 북한 무역영사가 가족과 함께 탈북을 결심하게 된 주된 이유는 ‘실적부진’이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러시아 당국도 이행했기 때문에 무역을 통한 돈벌이, 즉 과업 수행이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에서 평양의 대규모 행사나 건설로 인해 본국 송금 할당액은 급격히 늘어나 이를 채울 재간이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또 장성택과 현영철 등 북한 고위급 인사의 숙청 소식도 이 무역영사의 탈북 결심에 영향을 줬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북한 무역대표부에서 일하던 김철성 3등 서기관도 지난 7월 가족과 함께 탈북해 제3국을 거쳐 8월 한국으로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김 서기관이 잠적하자, 러시아 매체들은 그가 벨라루스로 떠났고 망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