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의원 “북 변화에 탈북자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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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영국 정부는 탈북자를 활용해 북한 당국의 정보 통제의 벽을 뚫고 정권이 아닌 주민을 통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의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은 5일 영국 의회에서 영국 정부가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탈북자를 적극 활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앨튼 의원 : 영국에는 현재 800명에서 900명 가량의 탈북자가 살고 있습니다. 약 2만 5천 명의 탈북자가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이들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매개체 역할을 하도록 이들의 능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앨튼 의원은 이날 ‘소프트파워와 군사적 방법(Soft Power and Non Military Options)’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영국 정부는 보다 ‘책임있고 효과적인’ 대북 정책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군사적 문제와 같은 ‘딱딱한’ 방법이 아닌 문화 교류와 같은 ‘부드러운’ 외교 정책을 의미하는 ‘소프트파워’는 북한의 핵이나 인권 문제를 전혀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앨튼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앨튼 의원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엄청나고 가혹한 온갖 종류의 반 인도적 범죄가 북한에서 자행됐습니다. 영국 정부가 북한과 문화∙교육 교류 등 이른바 '소프트파워' 외교 정책을 펼치는 동안 이 같은 인권유린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앨튼 의원은 지난 2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기아, 고문, 성폭력, 강제노역, 공개 처형, 정치범수용소 존재 등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된 반 인도적 범죄를 지적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수 십 년간 국제사회는 북한의 변화를 위해 대화와 압박을 병행해 왔지만 북한 정권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앨튼 의원은 밝혔습니다.

따라서 영국 정부는 탈북자 언론인 양성 등을 통해 탈북자가 직접 북한 정권이 아닌 주민에게 다가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도록 도와야 한다고 앨튼 의원은 주장했습니다. 특히 영국 정부는 공영방송 BBC가 한국어 방송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부 정보가 철저히 차단되었던 구 소련 동유럽 공산국가들이나 수 십 년 간 군사독재 정권 하에 있던 미얀마의 국민에게 외부세계의 정보를 전달했던 BBC국제방송이 예산 삭감을 이유로 북한 주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앨튼 의원 : 지난해 3월 미얀마에서 민주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로부터 BBC 국제방송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들었습니다. 독재 정권 하에서 가택연금 당했던 오랜 세월 동안 자신에게 정보와 희망을 주었을 뿐 아니라, 미얀마 국민에게도 새로운 사상의 원천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BBC국제방송은 현재 영어 이외에 27개 다른 언어로 전 세계에 2억 6천 500만 명의 청취자에게 자유와 민주주의 등 영국의 가치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앨튼 의원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