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시아 한중일 3국 순방에 나서고 있는 미국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이 비핵화 의무 준수와 갈수록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억류 미국인을 볼모로 잡고 있어 미북대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9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내보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3명을 석방할 기미도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이날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 측이 억류 미국인 문제와 관련해 북한 측과 논의할 수 있지만 북한은 이들을 볼모로 이용할 뿐 책임있는 대화에 나설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비핵화 논의까지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또 최근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유엔 기조연설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비핵화 의무 준수 방향과 더 멀어지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난주 IAEA, 즉 국제원자력기구 162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북한의 핵활동을 규탄하고 이의 중단을 촉구한 결의를 채택한 것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또 중국의 대북 원유수출 중단조치 등 중국의 노력의 대해서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이 취한 조치는 유효한 것”이라면서 향후 미중 양국의 북한 관련 협의를 강화할 방침도 밝혔습니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미국 입장에선 북한 지도자의 신변 문제보다는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의 대니얼 러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지난 26일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은 김정은 제1비서의 건강상태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문제, 또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민생 문제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개발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이른바 핵, 경제 병진노선은 실현될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대니얼 러셀 차관보: 핵을 가지면서 동시에 경제성장을 이루고 주민의 삶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틀린 생각(fallacy)이고 진실(true)이 아닙니다. 그렇게 될 수 없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러셀 차관보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면서 한반도 번영의 길에 나선다면 미국과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북한 경제재건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27일 뉴욕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나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오늘날 한반도에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당사국 모두가 자제하고 도발을 삼가며 긴장 완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