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간부들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통치명분으로 삼고 있는 '백두혈통'이 사실상 김경희 대에서 끊겼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마지못해 충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일성 주석의 유일한 딸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누이동생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생사여부가 장기간 오리무중에 빠지게 되자, 북한 간부들 속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혈통 정통성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연락이 된 한 북한 관계자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중앙의 간부들은 북한의 백두혈통이 김경희 대에서 이미 끊어졌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자신과 가족의 기득권을 위해 김정은에게 마지못해 충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간부들은 측근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하는 비이성적인 김정은 위원장의 공포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다면서 서로 딴 생각을 하는 ‘동상이몽’ 현상이 몸에 배어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는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도 간부들의 이러한 동요와 불만에서 나온 것”이라며 “태 공사와 같이 해외에서 생활해 본 사람들은 누구보다 북한 현실을 잘 알지 않겠는가”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장성택을 떠올리며 “(김정은이)김일성이 아끼던 사위, 그리고 김정일도 ‘하나 밖에 없는 매부’라고 치켜 세우던 장성택을 처형하고, 김경희 고모까지 내쳤으니, 이미 백두혈통의 대가 끊긴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장성택 처형직후 ‘경희 동지도 죽었다’는 말이 평양에서 잠깐 돌았지만, 보위부가 ‘가계(김씨 일가 친척)에 대해 논하는 자는 엄벌에 처한다’고 금단시해 소문이 쑥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경희의 생사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망설과 독살설, 중병설 등 여러 논란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지난 7월 김경희의 최근 근황과 관련해 “(남편인) 장성택 사망 직후 알코올 중독에 빠졌으나 현재는 평양 외곽에서 특별관리를 받으면서 요양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노동당 간부 출신의 한 고위층 탈북자는 “김정은이 김경희를 내쳤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백두혈통의 뿌리를 거세한 세력으로 자신과 김여정 등이 척결될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만일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가 째포(재일동포)라는 사실을 일반 주민들이 아는 날에는 김정은은 백두혈통 명분을 잃게 된다”면서 “그때는 김정은이 가짜 백두혈통으로 비난받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웬만한 당 간부들 조차 북한이 살자면 중국식 개혁개방으로 가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수령주의와 개방은 상충되기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