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제1비서가 공식 행사에 한 달 가까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를 놓고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북한 체제의 폐쇄적 특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북측 언론 보도에서 사라졌습니다. 30일로 꼭 27일째입니다. 왜 사라졌는지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건강 이상에 관한 것들입니다. 발목 수술에서부터 뇌 이상에 이르기까지 추정은 다양합니다.
특이한 점은 중국이 소문의 발원지인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심지어는 조명록이 군사 정변을 일으켜 김정은을 구금했다는 소문도 중국에서 나돌았습니다. 조명록 전 군총정치국장은 2010년에 사망했다는 사실조차 무시한 겁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의 폐쇄적 특성을 가장 큰 이유로 듭니다. 북한 권력의 핵심 인물인 김정은이 장기간 두문불출하는데도 폐쇄된 사회여서 그의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온갖 종류의 추정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승열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 북한 체제의 특성상 최고지도자 한 사람에 의해서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최고지도자의 유고는 상당히 중요한 정치적 문제입니다.
김정은의 건강과 관련해 들리는 이야기 중 확인 가능한 건 없습니다. ‘아프다’는 사실 정도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8일 이후 김정은이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북측 언론 매체도 김정은이 아프다는 걸 간접적으로 확인합니다. 조선중앙TV가 지난 25일 “불편한 몸”을 언급하며 김정은의 현지지도 활동에 대해 보도한 겁니다.
남측의 관계 당국도 외국 의료진이 김정은의 다리 치료를 위해 평양을 찾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관계 당국은 김정은이 지난 18일 청년동맹 초급일꾼대회에 서한을 보내는 등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사회의 폐쇄성이 유지되는 한 최고지도자와 관련한 억측은 언제든 다시 등장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은 북한 사회의 내부 불안을 조장하고자 하는 세력에 의해 악용될 수도 있다”고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어느 북한 문제 전문가는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지난 3일 모란봉악단 음악회 관람 이후 공개행사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27일째 두문불출은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