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DMZ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을 조성하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에 다시 한 번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남북이 공감대를 이룰 경우 적극 돕겠다는 겁니다. 또한 반 총장은 여건이 되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에 이어 26일 기자회견에서도 DMZ 비무장지대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자는 박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했습니다.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반 총장은 박 대통령의 제안이 이뤄지도록 유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돕겠다”고도 말했습니다.
또한 반 총장은 "유엔도 이미 내부적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법적, 정치적, 제도적인 면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DMZ 평화공원과 관련해 남과 북이 먼저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는 겁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는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이해서 남북 간 신뢰구축을 위한 제안으로 평가하며, 남북이 공감대를 이루는 경우, 본 구상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필요한 협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8.15 경축사와 7월 27일 정전 60주년 기념사, 그리고 지난 5월 미국 방문 연설에서 DMZ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 방안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한편, 반기문 사무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적절한 기회를 봐서 북한 당국, 한국 정부와 협의해 가면서 방북 문제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반 총장은 또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가끔 만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를 해 왔다고 말하고, 그러나 자신의 방북 문제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반 총장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증진을 위해 방북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은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사무총장, 그리고 1993년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에 의해 2차례 이뤄진 바 있지만, 당시는 북핵 문제 등이 두드러지지 않은 때였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전임자인 코피아난 사무총장도 지난 2001년 방북을 추진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취소한 바 있습니다.
2006년 10월 한국인 최초로 유엔 수장에 오른 반기문 사무총장은 2011년 6월 192개 전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임기는 2016년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