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에 대한 북한의 이중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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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은 대북제재가 자신들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큰 소리치는 한편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탈북자 사회는 북한이 내부혼란을 겪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지원품목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9 월 29일에 이어 10월 20일에도 북한의 소위 ‘제재피해 조사위원회’라는 단체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주민생활에까지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최근 독일 언론 ‘포커스 온라인’과 인터뷰를 통해 “대북 제재에는 오래 전부터 익숙해졌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이중적인 태도와 관련해 한국의 탈북자 단체들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실제로 효력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북한당국이 대북제재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취할 일관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습니다.

북방연구회 소속 탈북자 박건하 씨입니다.

박건하 녹음 : 북한 내부가 아직까지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할지 정리를 하지 못한 것 같아요. 내부적으로 제재에 대한 일관된 대응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북한의 ‘제재피해 조사위원회’가 10월 20일 대변인 담화에서 밀가루와 X레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시급한 품목을 밝히며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는데 이에 대해서도 탈북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탈북자 김춘애 씨입니다.

김춘애 녹음 :꼭 뭐 밀가루를 들여보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면 제가 고향이 평양이 아니에요? 밀가루를 들여보내면 그게 이제 식량공급으로 되는 게 아니고 청량음료나 식당들에서 빵이나 다른 음식들을 만들어 팔 수가 있거든요.

기자 : X레이는요?

김춘애 : 글쎄, 사실 북한에도 진료소마다 병원마다 렌트겐(X레이)은 다 있어요. 그런데 지금 핵을 만드는데 왜 렌트겐을 만들 수가 없겠냐? 그건 아니지 않아요. 이런 걸 놓고 볼 때 사실 의료 기구를 생산 못한다, 만들 수 없다?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네, 대북제재를 놓고 북한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엇갈린 목소리들, 핵과 미사일을 만들면서 국제사회에 밀가루나 엑스레이를 구걸하는 양면적 태도, 자력갱생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북한이 언제까지 국제사회에 이런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