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시작됐습니다. 한국의 국방부는 연합훈련의 규모가 조정되는 일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ey Resolve)와 독수리(Foal Eagle) 훈련이 24일 시작됐습니다. 지휘소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은 다음달 6일까지, 실제 병력과 장비가 기동하는 독수리 훈련은 4월 18일까지 진행됩니다.
이번 훈련 일정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이틀이 겹칩니다. 북측의 반발을 고려해 훈련에 대한 홍보 활동 등은 자제한다는 방침이 내려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훈련 내용이나 규모가 변하지는 않는다고 한국의 국방부는 설명합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우리 한미 양국은 오늘부터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별도 일정이나 규모의 조정 없이 예정대로, 그대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현재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김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관심의 초점은 이번 훈련에도 예전처럼 미군의 핵전력이 동원되는지 여부입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군이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B-52 전략폭격기를 이번 훈련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24일 워싱턴발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국방부는 군사훈련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사실 확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북측은 그간 B-52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습니다. 지난 5일 미국이 B-52를 한국의 서해안에 출동시킨 게 확인되자 북측은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에 대한 초청을 사흘 뒤 취소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한미 연합훈련 때도 미군이 B-52를 투입하자, 북측은 정전협정의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을 높인 바 있습니다.
한편, 올해 키 리졸브 연습은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합참의장이 작년 3월 서명한 ‘공동 국지도발대비계획’이 적용됩니다. 이 계획은 북한의 30여 개 국지도발 유형별로 대응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지난해 말 합의한 맞춤형 핵 억제전략의 일부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요한 결의’라는 뜻의 ‘키 리졸브’ 지휘소 훈련은 가상 상황에서 통신을 유지하면서 지휘 통제 능력을 배양하는 연습입니다. 키 리졸브 연습에 참가하는 미군은 해외 증원군 1천100여명을 포함해 5천200여명으로 지난해 3천500여명에 비해 1천700명 정도 늘었습니다.
반면 실제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에 참여하는 미군은 해외 증원군 5천100여명을 포함해 7천500여명으로 매년 해외 증원 병력 위주로 1만여명이 참여했던 것에 비해 병력 규모가 축소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