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서 불법영상물 단속을 전담하고 있는 일명 109상무 단속반의 활동이 최근 들어 부쩍 증가해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는 북한주민들이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연계를 가진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요즘 들어 109 상무가 거의 매일 집에 들이닥쳐 온 집안을 이 잡듯이 뒤지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불장과 옷장, 부엌 등은 물론 마당에 있는 개집까지 뒤지고 있다”고 전한 소식통은 “109상무 단속반이 들이닥치는 시간도 한낮이건 한밤중이건 시간을 가리지 않으며 집안에 들어올 때 신발도 벗지 않은 채 구둣발로 들어와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엔 보안당국에서 수시로 남조선 CD 알판이나 메모리(USB)를 가지고 있다가 단속에 걸릴 경우 정치범으로 처벌받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과거에는 불법영상물 단속에 걸려도 정도에 따라 노동단련대 처벌이나 심할 경우 2~3년 정도의 노동교화소형에 처해지는 정도였지만, 정치범으로 몰리게 되면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거나 최고 사형까지 받게 된다는 의미”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아랫동네(남한) 영상물은 물론이고 중국 영상물도 일단 적발되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량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09 상무는 인민보안부 소속이지만 불법영상물 시청 또는 소지죄로 체포되면 즉시 보위부로 넘겨져 심문을 받게 된다”면서 “보위부의 취조와 심문은 인민보안부의 그것과는 그 강도나 잔혹함에서 비교할 바가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일단 109 상무가 집에 들이 닥치면 주민들은 남조선 영상물이 집안에 없더라도 다른 문제를 걸고 들까 봐 말 못할 정도의 공포감을 갖게 된다”면서 “요즘엔 목란비디오에서 만든 CD 알판까지 몽땅 수거해 조사를 한 뒤 다시 돌려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05년 비사회주의그루빠 척결을 명분으로 외부영상물 단속 전담조직으로 결성된 109 상무는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조직이 갈수록 비대해져 외부영상물을 즐기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