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해결 희망’ 지구종말 시계 1분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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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실험으로 2007년 2분이나 앞당겨졌던 지구 종말 시계가 전 지구적 핵 위협 감소로 1분 늦춰졌습니다. 앞으로 인류가 살 수 있는 시간이 1분 더 늘었다는 의미인데요,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관한 희망도 한 몫 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구의 종말을 나타내는 ‘운명의 날 시계’가 1분 늦춰졌습니다.

저명한 핵 과학자 단체인 핵과학자회보(BAS)는 14일 “인류 멸망을 의미하는 자정에서 5분 전으로 맞춰졌던 ‘운명의 날 시계’를 자정 6분 전으로 1분 늦춘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지금까지 밤 11시55분에 맞춰져 있던 운명의 날 시계는 밤 11시 54분에 맞춰지게 됐습니다.

핵 과학자들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무기와 기후변화 위협에 대처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이 보다 희망적으로 바뀐 점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특히 이번 조치는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2007년 1월 운명의 날 시계가 2분이나 앞당겨진 뒤 이뤄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시 핵 과학자들은 북한의 핵실험과 함께 이란의 핵 개발 계획, 그리고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핵 선제공격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밤 11시53분에 맞춰졌던 운명의 날 시각을 11시55분으로 2분 당겼습니다.

핵과학자회보 이사회 공동 의장인 로렌스 크라우스 아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북한 핵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이뤄진 점이 이번 결정에 한 몫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크라우스 교수: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협상이 북핵 문제 해결에 최고의 선택이라고 우리는 봅니다.

크라우스 교수는 하지만 운명의 날 시각이 단 1분 뒤로 당겨졌을 뿐이라는 사실도 강조했습니다.

크라우스 교수: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아직 불확실하긴 하지만, 시각을 뒤로 돌릴 만큼 희망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단 1분만 시계를 뒤로 돌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역사상 가장 작은 변화인데요,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서는 극적으로 시각이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1947년 시작 당시 인류 파멸 7분 전에 맞춰졌던 운명의 날 시계는 이번을 포함해 모두 17차례 시각 조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북한 핵실험 이후인 2007년 1월 그리고 9.11 테러 이후인 2006년 2월 각각 2분씩 당겨졌습니다.

핵과학자회보는 현재 인류가 핵무기 감축을 위한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그 중심에 핵문제를 포함한 국제 문제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로 더 실용적으로 접근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