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둔 북한 함경북도 일대에서 의도적인 범죄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범인들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사법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24일 저녁부터 25일 오전까지 북한은 전국적인 규모에서 적위대와 교도대의 비상소집을 발령하고 ‘진지차지(진지탈환)’ 훈련을 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날 밤, 함경북도 회령시 신흥리에 있는 ‘적위대 훈련소’가 통째로 불타고 주변에 있는 함경북도 새별군 룡계리 축산반에서도 불이 나는 등 곳곳에서 방화사건이 터져 큰 혼란을 겪었다고 최근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이보다 하루 전인 2월 23일에는 청진시 신암구역 당위원회 경리과 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중국산 ‘동풍호’ 자동차 두 대가 완전히 불탔다고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이날 사고는 정전상태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전기사고가 아닌 의도적 방화로 추정되며 사법기관이 수사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함경북도 당국은 이러한 사건들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파탄시키려는 ‘적대세력’들의 책동”으로 규정하고 경비인원을 배로 늘였지만 사건은 끊이질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3월 1일 저녁에는 함경북도 회령시 오봉리 ‘투표소’ 입구에 붙어있던 유권자 명단이 모두 훼손되었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닿은 회령시의 한 주민이 밝혔습니다. 유권자 명단이 모두 찢어져 시보위부 간부들과 시당책임비서, 시인민위원장이 즉시 사건 현장으로 출동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3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아직 ‘유권자 명단’을 훼손한 범인은 찾지 못했다”며 해당 투표소를 담당한 보위원과 보안원이 시당 조직부에 소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하면 2월 23일, 회령시 망향동에서 두명의 여성이 중국으로 탈출하는 사건이 있었다며 이들을 도운 방조자를 색출하기 위해 주변 국경경비대에 검열이 붙었지만 지금도 범인을 찾지 못했다고 그는 이야기 했습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있는데다 이들 사건의 범인들에 대한 수사가 전혀 진전이 없어 해당지역 사법당국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