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거관련 발표는 거짓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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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7월 19일 '지방 대의원 선거'를 성과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현지 주민들의 선거에 대한 반응은 아주 냉담하다는 소식입니다. 오전 10시부터 유권자들의 투표가 시작됐다는 북한 언론의 보도도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1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7월 19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각지의 모든 선거장에서 투표가 일제히 시작돼 최종 투표율 99.97%를 기록했다. 해외에 있거나 먼 바다에 나가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선거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선전 매체들이 굳이 떠들지 않아도 현지 주민들은 이미 글자 한 자 틀리지 않게 달달 외우고 있을 만큼 북한 매체의 보도는 사전에 짜 맞춘 내용이었습니다. 현지 소식통들이 전하는 북한 ‘지방주권선거’의 분위기는 당국의 발표와 너무도 달랐습니다.

소식통들은 우선 북한 당국이 오전 10시부터 일제히 투표가 시작됐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철저한 사실 왜곡임을 지적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평양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지방은 아침 7시부터 투표를 시작했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은 선거가 시작되기 한주일 전부터 유권자 이탈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이동을 철저히 통제했고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7월 17일부터는 낙지(오징어)잡이를 위해 바다에 나가려는 어선들도 일체 출항을 금지시켰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도 대의원과 구역 대의원을 뽑는 것으로 도 대의원은 빨간색, 구역 대의원은 파란색으로 된 투표지 두 장씩을 매 유권자들에게 주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아침 7시부터 시작된 투표는 오전 10시경에는 대부분의 주민들이 투표를 마친 상태였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20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여태껏 각종 동원으로 주민들은 일요일조차도 휴식하지 못했다”며 “때문에 아침 일찍 선거에 참가하고 각자 개인 밭에 김을 매거나 골목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투표장’은 새벽부터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선거 참여율 99.97%라는 북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소식통은 “선거 참여율이 아무리 높은들 뭐 하겠느냐"면서 "99.97% 투표자들은 자기가 투표한 대의원의 약력은커녕 이름조차 모르는 채 투표를 하는 실정”이라고 찬성표를 강요하는 북한의 비민주적인 선거방법을 질타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허술한 선거관리 방식을 비웃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최근 한국에 입국한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진행된 이번 선거에 나도 참가한 것으로 되어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을 떠날 때 두고 온 내 ‘공민증(신분증)’으로 나와 외모가 비슷한 언니가 대신 투표를 했다고 가족이 연락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가족들이 자신의 탈북 사실을 감추기 위해 이동선거장(투표장)에서 대신 투표를 해주었다는 것인데 이름 밝히기를 꺼려하는 이 탈북자는 “그 정도로 북한의 선거는 주민들의 의사와는 별개로 강제적이고 형식적이며 오직 정치 선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