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 간부 24시간 대기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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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만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이 ‘노동당 비서처 비준대상’ 간부들에게 24시간 비상대기지시까지 내리면서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미사일발사에 따른 유엔안보리 제재를 구실로 본격적인 핵실험 준비에 들어가면서 내부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노동당 ‘비서처 비준대상’ 간부들에게 24시간 비상대기지시까지 내렸는데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주민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연극’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각 도, 시 당 비서급들과 인민위원장, 보위부장들을 비롯해 중앙당 비서처 비준급 대상 간부들에게 24시간 비상대기 지시가 내렸다”며 “돌아가는 정세로 봐서 하루 이틀 내로 핵시험이 진행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29일, 최고사령관(김정은) 명령으로 된 지시문에서 이 같은 내용이 전달됐다며 각 도당 민방위부에는 임의의 시각에 ‘전시작전 갱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갖출 데 대한 명령이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최고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29일부터 각 도, 시 당 비서급들과 인민위원회 부위원장 이상 간부들, 보위부, 보안서, 검찰 책임자들은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대기상태에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그런가하면 각 도, 시 당 민방위부들에서는 ‘전시작전 갱도’를 개방하고 난방장치들을 보완하는가 하면 전신전화국 통신소대와 도인민병원 기술의료진은 이미 ‘전시작전 갱도’에서 생활하도록 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도 “신문, 방송을 통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준전시 상태’가 선포된 것은 사실”이라며 “말이 ‘준전시’이지 실제 움직임은 ‘전시상태’보다 더 강도가 높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농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는 물론 방학 중인 고등중학교 학생들에게까지 비상소집 지령을 내려 수시로 불러내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해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에 대해 양강도의 대학생 소식통은 “민심을 한데 모으기 위해 늘 써먹던 수법에 불과하다”고 폄훼하며 “지금은 겨울인데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전쟁을 하라고 해도 못 할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또 일단 정세를 긴장시켜 주민들의 관심을 끈 다음 ‘장군님의 대담한 작전으로 적들이 무릎을 꿇었다’는 식의 선전을 하는 것은 김정일 시대부터 늘 반복돼 오던 북한의 통치방식이라고 비꼬았습니다.

그러면서 “한 번씩 정세가 긴장될 때마다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정세를 긴장시켜 당장 눈앞에 보이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 후유증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당국의 불필요한 정세긴장 행위에 대해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