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장관, 미 대북특사 파견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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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미북대화 재개를 위해 미국이 고위급 대북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미국은 북한과 기꺼이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지만 북한이 먼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케리 국무장관은 2일 한국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 후 기자회견에 나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는 데 필요한 조건을 분명히 했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음을 분명히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습니다...북한은 도발을 중단하고 진지한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조성하는 데 있어 핵을 가진 북한은 포함(involve)될 수 없습니다.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최고위급 특사를 보내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존 케리 국무장관: 대북 특사와 관련해서 이미 미국에는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올바른 상황에서나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국의 마이크 치노이 남가주대학(USC) 미∙중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반도와 미북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최고위급 특사를 북한에 보내 북한의 최고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지난 1일 미국의 한 고위 관리도 지금은 미국이 최고위급 특사를 북한에 보낼 상황이 아니며 설사 보낸다 해도 성과를 얻기가 힘들다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평화협정이나 제재해제 등이 북한의 비핵화 없이 추진될 수 없을 뿐 아니라 북핵 문제는 미국이 단독으로 나서 해결할 상황이 아니고 최소한 한국과 중국이 반드시 개입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케리 장관은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확인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확실한 북한의 비핵화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또 북한 정권이 수많은 정치범을 억류하고 있는 강제노동수용소(gulag)를 운영하고 주민들을 비인도적으로 대우하고 또 핵무기 개발을 위해 이들을 기아에 허덕이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케리 장관과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한국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한은 핵 야망을 버리고 호전적 언사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한미 두 나라가 북한의 핵과 재래식 도발에 대해 공고한 억지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야망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행동한다면 한국도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