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국가’ 북한과 협상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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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나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로 불리는 국가와도 외교적 협상이 불가피한 것인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 미국진보센터(CAP)에서 지난 25일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두 전문가는 북한과 이란 등 불량국가나 테러집단과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에 나서야할지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외교적 협상 밖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주장은 미국 조지타운대학 찰리 컵친(Charles Kupchan) 교수가 내놨습니다.

불량국가로 불리는 북한이나 이란과의 협상도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고 특히 이란의 경우 외교적 협상 시도 외에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은 ‘전쟁’ 혹은 ‘핵무장 이란’ 밖에 없다는 게 컵친 교수의 주장입니다.

컵친 교수: 적성국과의 협상은 항상 성공하진 않지만 성공할 때도 자주 있습니다. 여러 과거 사례들로 볼 때 협상은 적어도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반면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루빈 연구원은 협상을 빙자한 이른바 ‘대화를 위한 대화’는 북한이나 이란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할 시간만 벌어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는 최근 핵협상에 임하고 있는 이란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면서 실제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경제제재를 피하기 위한 것인지 판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루빈 연구원은 이란이 북한의 전례를 따라 ‘시간벌기’에 나선 것일 수도 있다면서 예를 들어 제재해제 같은 조치는 협상을 시작하는 대가가 아니라 협상을 통한 합의의 결과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루빈 연구원: 일단 대화는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 전에 제재를 해제해선 곤란합니다. 대화 장소에 나오는 것이 승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는 단지 협상의 시작일 뿐입니다.

한편 컵친 교수는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 군사적 대응 방안은 불가능하다면서 대북 방어태세를 철저히 갖추면서 적극적인 외교에 나서는 것 이외엔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루빈 연구원은 북한은 도발을 통한 보상 챙기기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에 더 결연히 맞서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