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개처형과 비밀처형 양면술 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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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에서 일반 주민을 상대로 한 공개처형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권위에 도전하는 고위 간부들에 대해서는 공개처형을 단행해 공포감을 극대화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함경북도 주민은 "지금은 과거처럼 사람들을 모아놓고 공개적으로 총살하는 사례가 많이 줄었다"면서 "큰 규모의 범죄를 저지른 경제범들도 공개적으로 총살하지 않고 있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방문자는 "함흥에서도 지금까지 소 4마리를 잡아먹은 일당이 보안부에 체포되었지만, 아직까지 처형하지 않고 있다"며, "인륜에 반하는 흉악범도 감옥에서 조용히 비밀리에 처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비밀처형 방법은 감옥 내에서 특정 죄수에게 독극물을 주사하거나, 고무망치 등으로 쳐서 사망하게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과거 북한 사법당국은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반강제적으로 공터에 모아놓고 통신선 절단범이나 소를 잡아먹은 사람도 공개처형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공개 처형방식을 쓸 경우, 김정은 정권에 대한 민심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공개처형을 자제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 1월 1일 아침 평양시 육아원과 애육원을 방문하는 등 민심 잡기 위한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위층 간부들에 대한 처형은 극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된 평안북도 지방의 주민 양 모씨는 "장성택 측근들을 숙청할 때와 지난해 10월 해주시당 책임비서를 비롯한 고위간부들을 처형할 때는 많은 간부들이 보는 가운데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기관총으로 단행됐다"고 증언했습니다.

권력에 도전하는 고위층들은 엄벌에 처하지만, 저항 능력이 없는 주민들은 끌어안는다는 양면술을 보인다는 겁니다.

양모 주민은 "이렇게 처형되는 간부들에 대해 일반 사람들은 별로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부정부패를 저지른 간부들을 증오한다"고 말해 간부층에 쌓인 주민들의 원한이 깊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공개처형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그는 "장마당이 활성화 되고 일련의 경제조치들이 나오면서 주민생활을 개선시켜 생계형 범죄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