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집결소장 탈북자 돕다 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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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접경지역에 위치한 한 집결소 소장이 한국행 탈북자들과 연계된 혐의를 받아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민군 보위사령부가 보안부 간부인 집결소장을 처형한 뒤 가족들에게 조차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기였던 2011년 인민군 보위사령부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구실로 끌려갔던 함경북도 집결소(강제송환 탈북자 수감소) 소장 김철산이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뒤 비공개로 처형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011년 말 보위사령부에 끌려간 도 보안국 집결소 소장 김철산이 이미 처형되었다는 사실이 최근에 와서야 알려졌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보위사령부에서 처형된 김철산은 군복무 후 청진시 안전부(보안부) 격술교관을 거쳐 순찰대조장, 기동대 대장이라는 자리를 두루 거쳐 2001년에 상좌의 계급으로 함경북도 집결소 소장에 임명됐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함경북도 집결소는 청진시 송평구역 농포(은정)동에 위치해 있으며 법질서 위반자들을 주로 수용했지만 2천년대 초부터는 북한을 탈출해 한국행을 기도하다 중국공안에 체포돼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을 전문으로 수용하는 시설로 탈바꿈을 하였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김철산이 취임한 뒤 함경북도 집결소는 다른 집결소들에 비해 그나마 강제 송환된 수감자들의 편의(인권)를 생각해주는 시설로 인식돼왔다고 그는 평가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해서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얻은 반면 동급 간부들로부터는 큰 질투도 받았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한편 12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철산은 마음은 너그러운 편이지만 물욕은 강한 측면이 있었다”며 “수감자 가족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수감자를 조기퇴소 시키거나 뇌물을 받은 수감자를 농산반 같은 곳에 배치해 생활편의를 봐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철산은 2010년 도보안국 산하 냉동창고 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냉동창고로 직장이 바뀐지 1년 되는 시점에 보위사령부가 조사할 것이 있다며 그를 소환해 간 후 지금껏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그의 가족들도 여전히 청진시에서 살고 있어 김철산이 처형됐으리라곤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가족들의 신원조회 과정에서 김철산이 처형된 것으로 확인돼 도보안국 동료 간부들도 충격을 금치 못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김철산은 수감자들의 편의도 봐주었지만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도 많이 도왔다”며 “일각에서는 집결소 소장까지 했으니 죽어 마땅하다는 비난도 있지만 주변에선 참으로 좋은 사람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