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부유층, 돈 내고 군복무 면제

인민군대에 입대하는 북한 청년들이 입영열차를 타고 있는 모습.
인민군대에 입대하는 북한 청년들이 입영열차를 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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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일부 부유층이 달러를 내고 자녀의 군복무를 면제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 주민들은 이를 '달러복무제'라고 부르며 비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8일 “초모(신병모집)철을 맞아 고급중학교를 졸업한 남녀 청년들은 전원 군사복무를 하라는 지시가 내렸다”며 “이제는 당국이 전문학교나 대학 진학도 군사복무를 마친 사람들만 할 수 있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군입대를 면제받으려면 운신(거동)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병원진단서가 있어야 한다”면서 “중앙에서 최근에 내린 방침이어서 여학생은 물론 간부 집 자녀라 해도 군입대를 피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제1고등과 같은 영재학교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졸업 후 무조건 군복을 입어야 한다”며 “때문에 간부들과 돈 많은 부유층은 자녀들을 제1고등에 입학시키기 위해 돈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초모생들은 열차편으로 신병훈련소로 떠나는데 돈 많은 주민들과 간부들은 자녀들의 신병훈련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면서 “신병훈련기간 6개월만 채우면 부유층 자녀들은 돈을 바치고 군 복무를 마치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병훈련을 마치고 각 부대에 배치되면 돈 많은 주민과 간부의 자녀들은 병치료 등 온갖 핑계로 집에 돌아올 수 있다”고 언급한 소식통은 “부유층들은 군복무중인 자녀를 집에 데려오는 대가로 해당부대에 매달 500달러씩 바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9일 “신입병사들은 훈련을 마치고 나면 절반은 건설현장으로 보내고 나머지 절반만 현역부대에 배치된다”며 “조건이 좋은 부대에 가지 못한 병사들은 군복만 입었지 실제로는 강제노동에 내몰리는 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수도건설이나 희천발전소, 경마장건설 등에 동원된 군인들은 통강냉이(옥수수알)식사에 충분한 휴식도 없이 건설공사에 내몰리고 있다”며 “영양실조에 걸려 쇠약해진 자녀들을 면회장에서 만난 부모들이 현장에서 통곡하는 일이 잦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김정은 집권이후 고급중학교 졸업자는 무조건 군복무를 하도록 방침이 내렸기 때문에 돈이 없는 주민들은 자녀가 군대에 가서 죽는다 해도 빼낼 수가 없는 현실”이라며 “일부 주민들은 영양실조로 휴가를 받아 집에 온 자녀를 돌려보내지 않으려고 호송군관과 다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군부대인 보위사령부에는 고위간부들과 부유층 자녀들로만 채워져 있는 반면 돈 없고 힘없는 주민들은 핵무기 관련부대와 건설부대로 자녀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