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자국에서 지원 활동을 하는 민간 단체 관계자를 잇달아 추방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8일 지난 20여 년간 북한을 방문해 지원 활동을 해 온 한국계 미국인 샌드라 서 씨를 추방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서 씨가 1998년부터 인도주의 미명 아래 북한에 드나들며 사진과 동영상 등 반 공화국 모략 선전을 감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통신은 서 씨가 자신의 범죄행위를 인정하고 용서를 간청해 추방했다면서도 서 씨가 저질렀다는 구체적인 범죄행위나 소속 단체 등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답을 피했습니다.
대북지원단체 관계자 : 질문하신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기 곤란합니다.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최근 알려진 독일의 민간단체 ‘세계기아원조’ 레기나 파인트 북한 사무소장의 추방과 맞물려 대북 지원단체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지난 2월 말 파인트 소장을 추방한 사실은 이 단체의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 2일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단체는 파인트 소장이 추방을 당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에서 12년 간 근무한 이 단체의 또 다른 직원 칼 폴 씨도 지난달 자발적으로 북한을 떠났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인권운동을 하는 미국의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는 세계기아원조가 추방 이유를 모른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자신의 블로그에서 밝혔습니다. 이 단체 웹사이트에 보면 북한 당국과 지원에 대한 모니터링, 즉 분배감시 문제로 충돌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것입니다. ‘충돌과 도발(conflicts and provocations)’ 때문에 4월에 사업 현장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다는 것과 ‘제재와 통제(sanctions and controls)’가 지원사업에 영향을 주었다는 언급이 있다는 것입니다.
스탠턴 변호사는 세계기아원조 등 현재 북한에 남아 있는 단체들은 북한의 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지 않았던 유엔과 유럽연합 대북 지원단체들이 이미 2005년 대거 축출됐기 때문입니다.
스탠턴 변호사는 파인트 소장의 추방 이유가 분배감시, 투명성 등과 관련이 있다면 세계기아원조는 북한의 보복조치 가능성 등을 두려워하지 말고 추방 이유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대북 지원단체에 기부하는 개인과 단체는 분명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유럽연합 하에서 활동하는 다른 지원단체 관계자도 활동에 영향이 있을까 우려하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유럽연합 단체 : 지금 당장 저희 단체에 영향은 없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될 지 현재로서는 모릅니다.
유럽연합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컨선월드와이드 등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대북 지원활동이 예전과 마찬가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