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이달 들어 두번째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선 가운데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당장 제재의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터프츠대 국제학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는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거듭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인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일단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성윤 교수 :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재차 도발을 했기 때문에 중국을 압박하면서 '세컨더리 보이콧'도 감행하겠다, 북한을 더 제재해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최근 미국 상, 하원을 통과한 북한-러시아-이란 통합제재 법안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더 줄어들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입니다.
이성윤 교수 : 비토(거부권 행사)하기도 어렵고 또 비토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지난 4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 후 은근히 중국에 대한 기대를 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상황이 더 악화됐기 때문에 미국이 독자적으로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교수는 북한이 한, 두달 정도 지나 핵미사일 능력은 그대로 보유한 채 갑자기 대화를 하자며 유화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제재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년 간의 시간이 필요한 데 북한은 대북 대화를 적극적으로 원하는 한국 문재인 정부에 접근해 대화의 물꼬를 트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도 ‘평화체제’ 관련 협상에 나서려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미국 부시 행정부가 보인 행보처럼 북한과 전격적인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워싱턴 DC 국가이익센터(Center for National Interest)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국방연구 담당 국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대북제재를 대폭 강화해야 하고 또 미사일 방어망도 크게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제재의 핵심 목표는 북한 핵무기 개발에 직,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중국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은 특히 북한 핵미사일 능력 진전을 더디게 만들 수 있는 전산망 교란 등 사이버 측면 노력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데이비드 라이트(David Wright) 박사는 28일 AP통신에 북한이 이번에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이론상 1만 킬로미터 이상일 수 있다며 미국 서부 로스엔젤리스는 물론 중부 시카고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 분석관도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이 급박한 북핵 안보위기를 해결할 방법을 찾을 시간이 거의 다 소진됐다는 점을 말해준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