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남북이 오는 9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가운데 한국의 이산가족들은 회담을 계기로 설 맞이 상봉 행사가 추진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9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는 북한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다른 현안도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5일 보낸 전화 통지문에도 ‘남북관계 개선 문제’가 적혀 있습니다.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것은 회담 의제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 경우 남한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한의 이산가족들은 올림픽 기간 중 설 명절이 있다는 점을 들어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설 맞이 상봉 행사가 진행되길 희망했습니다.
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우리 정부가 대북 정책 기조로 제일 먼저 내세우고 있는 게 이산가족 상봉 문제 아닙니까. 이번에 회담이 잘 진행된다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설 기간 이산가족 상봉 추진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준비할 게 많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중단된 지 꽤 돼서 점검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적십자사의 한 관계자는 “상봉 행사 준비에 통상 두 달이 걸린다”며 “촉박한 일정이긴 하지만 남북이 합의만 하면 개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 2015년에도 상봉 행사를 준비하는 기간이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촉박하긴 하지만 상봉 일자가 정해지면 밤을 세워서라도 추진해야죠.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스무 번 진행됐습니다. 이를 통해 남북 양측에서 2만 4천여 명이 이별의 한을 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