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제재는 두려워”

0:00 / 0:00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이 7일 오전,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결국 '광명성 4호'라 주장하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 특별 중대발표를 통해 '광명성 4호'가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장거리 로켓 발사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동향과 분위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를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 발사 이전부터 북 주민은 '무관심'
- 전기사정 나쁜 지방도시, 보도 접하지 못해
- 대북제재 실감 안 나지만, 중국의 경제제재는 두려워
- '핵과 미사일'로 성과 집착한 북한 정권, 주민은 무관심


- 이시마루 대표님, 안녕하세요?

[Ishimaru Jiro] 네, 안녕하십니까?

- 대표님, 예상한 대로 북한이 7일 오전 결국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이미 북한이 그동안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했고, 이전부터 북한 주민의 반응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요?

[Ishimaru Jiro] 오늘 아침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그 후 북한 내부와 연락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 내부의 상황과 북한 주민의 반응은 듣지 못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발사 전에 예고한 것에 대해서는 역시 핵실험 당시와 비슷한 반응이었습니다. 첫째는 무관심이죠. 그 이유는 '계속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자신의 생활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란 겁니다.

오히려 제재를 받아 어려워질 수 있고, 요즘 배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데 미사일을 쏘던, 안 쏘던 그것은 자신의 생활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대부분 반응이었습니다.

-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지난 사례에 비춰볼 때 약 8억 달러 정도, 북한 주민이 일 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옥수수의 양을 미사일 한 방에 날려 보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 주민 가운데에는 장거리 로켓, 즉 '광명성 4호'를 발사하는지조차 몰랐던 사람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거든요. 북한이 지난 5일까지도 위성 발사 소식을 북한 주민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왜 그렇다고 보시나요?

[Ishimaru Jiro] 첫째는 북한의 일반 주민, 특히 지방 주민이 로켓 발사를 아직 모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올해 들어 전기사정이 매우 나쁘거든요. 전기 공급이 1초도 없는 날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함경북도의 작은 도시뿐 아니라 청진시에도 그런 지역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TV도 못 보고, 선전방송도 듣지 못하기 떄문에 뉴스 자체를 보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무관심한 것도 있고, 전기도 없어 정보를 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일 이후 지역 모임이나 인민반 모임을 통해 당국의 설명을 알게 될 겁니다.

- 북한 당국이 위성 발사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던 이유는 북한 당국으로서도 감추고 싶은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요?

[Ishimaru Jiro]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대대적으로 김정은의 실적으로 선전할 것 아닙니까? 이것은 감추려 한 것이 아니고, 아직 정보를 접하지 못하는 주민이 많을 뿐이지, 감추려는 것 같지 않습니다.

- 국제사회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북한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도 대북제재는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할 것 같은데요, 대북제재와 관련해 북한 주민의 생각은 어떻다고 보시나요?

[Ishimaru Jiro] 북부 지역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식량 배급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고, 장사나 노동력을 팔아 먹고살기 때문에 경제제재에 들어가도 크게 영향이 없을 것 같다는 것이 공통된 반응입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강한 제재를 가한다면 북한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공통된 반응입니다. 지금 시장에서 파는 물건은 거의 중국제이고, 대부분 공장이 가동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부 움직이는 공장은 중국 기업의 투자를 받는데요, 중국 수출용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이거든요. 그래서 중국의 대북제재로 모든 것이 멈추고 수출도 막히게 되면 북한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란 게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대북제재는 반드시 북한 주민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이런 국제관계를 통해 발생하는 생활의 타격에 대해서는 아직 상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경제제재를 자신의 생활과 연계해 생각하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북한이 올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두 번의 도발 행위를 했습니다. 또 북한은 앞으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처럼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주력하는 북한 당국에 대한 북한 주민의 생각과 바람은 무엇일까요?

[Ishimaru Jiro] 계속 말씀드리지만, 기본적으로 무관심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무관심이라는 것도 김정은 정권에서 보면 결코 좋지 않은 것이죠. 김정은 정권이 이 시기에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이유는 오는 5월에 있을 당 대회에서 지난 4년간의 성과를 과시하고 앞으로 김정은 시대의 중·장기적 비전을 보여줘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성공했고, 국제사회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북한 주민에게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꼭 필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년 가을 이후 중국과 관계개선 징후가 보였지만, 이것을 버리고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김정은이 자기 현실적 욕망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김정은의 실적은 2013년의 핵실험밖에 없잖아요. 경제도 잘 안 풀렸고, 외교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정작 내세울 것은 핵실험밖에 없으니까, 오는 5월에 예정된 당 대회를 위해서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중요했다고 봅니다.

-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일본 정부도 긴급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일본 정부와 사회의 반응·분위기를 전해주시겠어요?

[Ishimaru Jiro] 일본시각으로 오전 9시경에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일요일이어서 보도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는데, 오전·오후 모두 주요뉴스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아침부터 발사를 예견했기 때문에 계속 준비했더라고요. 발사 직후 기자회견이 있었고, 아베 총리도 기자 앞에서 북한을 강하게 규탄하고, '대책을 세우겠다', '국제사회와 강한 제재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계속 표명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보면 아베 정권에게 지지율의 반등을 위해서는 나쁘지 않은 사건이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오는 7월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베 정권은 선거를 두고 주변국, 즉 북한이나 중국 등에 외교적으로 강한 입장을 표명하면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거든요. 그런 준비를 사전에 계속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했고요,

그런데 일반 국민의 반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일요일이어서 '또 했구나'라는 정도였지, '놀랍다',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 네, 이시마루 대표님. 오늘 말씀을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Ishimaru Jiro] 네, 고맙습니다.

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로부터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북한 내부의 동향과 분위기, 북한 주민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최근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연이어 강행하는 북한 정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번에 발사한 장거리 로켓, 즉 '광명성 4호'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는 것을 웬만한 북한 주민은 알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를 위해 수많은 젊은이가 희생됐고, '차라리 굶주리는 군사 강국보다 배부른 노예가 낫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는데요, 북한 당국과 국제사회가 장거리 로켓 발사에 모든 관심을 쏟아낸 하루, 정작 북한 주민은 무관심으로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