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이유가 당장 급한 '비료문제'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흥남비료공장의 가동이 중단돼 올해 경제의 주 타격 방향을 농업으로 정한 북한이 난관에 처해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해 들어 김정은 정권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이면에는 올해 농사문제가 걸려있다고 여러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입을 모았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북남관계 개선은 외화벌이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당장 올해 농사를 위한 비료문제와 절실히 연계돼 있다”며 “비료를 빨리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북남관계 개선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제의 주 타격 방향을 농업으로 정한만큼 “올해 농사는 자칫 김정은 정권의 운명을 가를 수 있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농업부분 간부는 “지금 흥남비료공장이 완전히 멎어있는 상태”라며 “남한이나 외부의 비료지원이 조기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올해 농사를 초기에 망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북한의 농업현실을 진단했습니다.
이 농업간부에 따르면 북한은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생산공정으로 도입했던 ‘무연탄 가스화에 의한 생산’을 지난 2011년부터 ‘갈탄 가스화에 의한 생산공정’으로 개조하고 있는데 그 공사기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연간 130만 톤의 화학비료가 필요한 북한에서 100만톤의 생산량을 맡고 있는 흥남비료공장이 멎어서면서 올해 농사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북한은 남흥청년화학공장에서 요소비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초기 농사에 필요한 질소비료는 ‘2.8비날론공장’을 최대로 가동해 생산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워낙 적어 ‘애벌(초벌)비료’에 필요한 량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비료는 일찍 생산하면 녹거나 영양성분이 다 빠져버리기 때문에 중국의 비료공장들은 보통 5월부터나 생산을 시작 한다”며 “그때에 비료를 수입해 농장들에 공급하노라면 시기를 다 놓치고 만다”고 지적했습니다.
‘애벌비료’는 늦어도 5월 중순에 공급돼 6월 5일까지 모든 농작물들에 주어야 한다며 그러나 중국에서 비료를 수입하게 될 경우 아무리 빨라야 6월 20일 경에나 협동농장들에 공급 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때에 농작물에 ‘애벌비료’를 주자면 남한의 비료지원이 필수”라며 “한해 농사에 필요한 ‘애벌비료’의 량은 30만톤”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