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해마다 '새해 첫 전투'라는 이름으로 전체 주민들에게 부여하는 인분(거름) 모으기 과제를 국가보위부와 인민보안부 성원들에겐 공개적으로 면제시켜주고 있어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은 해마다 새해 벽두부터 한 해 농사를 위한 인분 모으기 작업을 ‘새해 첫 전투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으로 전개합니다.
모든 주민들에 부과하는 인분 모으기 작업을 국가보위부와 인민보안부 성원들에게는 면제해주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월 한달 내내 벌일 것으로 보이는 ‘새해 첫 전투’ 과제로 직장 성원들에게는 1인당 인분 500kg씩, 인민반 성원들(가정주부)에게는 이보다 많은 700kg씩 바치는 과제가 할당되었다”고 전하면서 “그런데 보위부와 보안부 성원들과 그 가족들은 이 힘든 과제를 면제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원래 사법부 성원들은 면제해주지 않더라도 제대로 인분을 바치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당국이 아예 노골적으로 면제조치를 해주었다”면서 “그러지 않아도 미움 받는 사람들인데 이번 조치로 인해 그들에 대한 주민들의 증오심을 더욱 부채질한 셈이 되었다”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해마다 1월의 시작과 함께 벌이는 인분 모으기 과제는 주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과제라고 소식통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할당량을 채우기 어려운 주민들은 과제수행을 위해 다양한 요령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인분을 모아 바치라곤 하지만 한꺼번에 그 많은 인분을 어디서 구해다 바칠 것이냐”면서 “돼지나 닭 등 가축 인분까지 모두 긁어 모으는 사람들은 그래도 성실한 사람들에 꼽힌다”고 강조했습니다.
“거름이 될만한 탄 재나 흙 등을 섞어 양을 늘리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나마 과제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순진한 사람들이고 도저히 할당량을 다 채울 수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마간 돈을 내고 인분과제를 때운다”고 말했습니다.
만성적인 비료부족으로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은 해마다 1월이면 국가차원의 대규모 행사로 인분모으기 과제를 주민들에 할당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주민들의 피로감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