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맞서 최근 사드(THAAD),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뒤 이를 맹비난한 북한은 지난 19일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 미사일 3발을 발사했습니다.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500~600km로 부산을 포함, 한국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북한 현안과 관련, 전문가의 견해를 짚어보는 '집중 인터뷰' 이 시간에는 한국의 사드 배치결정과 관련해 헤리티지 재단 북한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 연구원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기자: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국의 사드 배치필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봅니까?
클링너: 그렇습니다. 북한의 스커드 및 노동 미사일이 한국을 겨냥하고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사드는 한국이 현재 갖고 있거나 향후 수십년 간 갖게 될 그 어떤 대공무기 체계보다 효과적일 겁니다. 사드는 한국 뿐 아니라 주한미군까지도 북한의 핵과 생화학, 탄도미사일 공격에서 막아낼 것입니다.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미 패트리어트 요격 체계를 포함해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무기체계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사드가 필요한 까닭은 뭘까요?
클링너: 사드는 훨씬 더 고도가 높고 비행거리가 긴 무기체계여서 패트리어트 2 혹은 3보다 훨씬 요격 능력이 강합니다. 현재 한국이 보유한 미사일 체계는 요격 기능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북한의 잠수함 탄도 미사일(SLBM) 등을 요격하려면 이지스함에서 발사하는 SM-3 혹은 SM6같은 함대공 요격 미사일 체계가 필요합니다. 한국은 현재 유일하게 패트리어트 2 미사일 요격 체계를 갖고 있고, 이를 향상시키는 과정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사드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클링너: 무엇보다 사드는 더 멀고도, 더 높은 고도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패트리어트의 요격 범위는 고작 35km이지만, 사드는 200km에 달합니다. 또한 패트리어트는 최대 고도가 32km 이지만 사드는 150km 입니다. 현재 한국군이 10년내 개발을 목표로 하는 장거리대공미사일(LSAM)의 요격 능력도 사드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따라서 한국이 사드처럼 적의 목표물을 겨냥, 동시다발로 요격할 수 있는 방어 체계를 갖추게 되면 북한의 핵탄두 뿐아니라 생화학 무기까지 탑재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사드를 통해 인구밀집 혹은 군사목표에서 훨씬 떨어진 곳에서 적의 미사일을 다층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건 일리가 있습니다.
기자: 북한은 최근 총참모부 포병국 ‘중대경고’를 통해 사드배치 지역이 결정되는 시각부터 물리적 대응조치를 하겠다며 위협했는데요?
클링너: 우선 북한이 그런 위협을 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맞서 지금보다 더 훌륭한 미사일 요격 방어망이 필요하다는 걸 방증합니다.
기자: 현재 사드 배치결정을 놓고 한국의 반대진영에선 사드의 X밴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고, 북한 핵문제 공조와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란 이유를 꼽는데요?
클링너: 현재 사드의 강력한 고주파인 X-밴드에서 나오는 전파가 위험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미국이 괌의 공군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를 한국 언론에 공개한 데서 밝혀졌듯이 측정된 전자파는 인체보호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은 사드가 자신들의 전략적 이해를 해친다며 반대하고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겁니다. 사드 X밴드의 요격 탐지범위와 중국의 전략 미사일 배치 기지를 비교해보면 사드는 중국의 미사일을 요격하기는커녕 탐지도 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오히려 이런 헛된 정보로 한국의 방위를 취약하게 만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중국은 사드가 북한이 아닌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반발하는데요?
클링너: 그런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드는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관측할 수도, 요격할 수도 없습니다. 또한 중국이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고 싶어도 사드는 이를 탐지해 요격할 능력이 거의 없습니다. 한국을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공격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에 맞서 더 좋은 방어 체계를 갖겠다는 데 왜 한국의 협력자인 중국이 그토록 반대하는 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일부에선 한국의 이번 사드배치 결정으로 앞으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기가 예전만큼 쉽지 않다는 견해도 있는데요?
클링너: 북한이 올해 초 4차 핵실험을 한 뒤 중국의 태도를 보세요. 당시 한국과 미국 등은 제재 수위가 훨씬 낮아진 유엔결의안에 중국이 동참하도록 하는 데만 2달이 걸렸습니다. 이런 중국의 태도는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시험을 할 때마다 그랬습니다. 이번 사드 문제와 상관없이 중국은 과거 반복해서 대북제재 유엔 결의 채택과 관련해 방해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사드 때문에 향후 대북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비협조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중국은 이미 그런 방해주의적인 행동방식을 보여온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맞선 유엔안보리 결의를 실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린 중국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이런 제재에 동참했다는 고무적인 신호도 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봤습니다. 대북제재와 관련 우린 중국의 두 얼굴을 봅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한국의 사드배치를 철회하려 노력한다면 중국이 과연 사드를 통해 자국의 안보를 좀 더 튼튼히 하겠다는 한국의 진정한 협력자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사드배치 결정과 관련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소개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