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인터뷰] 제프리 루이스 “북, 혼합핵분열물질 사용시 최대 20개 핵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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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9월9일 강행한 5차 핵실험과 관련해 이번 핵실험에서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 능력을 확인했다고 발표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북한 현안과 관련해 전문가의 견해를 들어보는 '집중 인터뷰' 이 시간에서는 북한의 핵탄두 표준화 문제와 관련해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프리 루이스 박사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진행에 변창섭 기잡니다.

기자: 북한이 최초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단행한 뒤 마침내 최근엔 5차 핵실험까지 강행했습니다. 이번 5차 핵실험이 갖는 의미가 뭘까요?

루이스: 이번 5 차 핵실험은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전에만 해도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을 대외 과시용이나 도발 습관 정도로 여겨왔지만 5차 실험까지 한 것을 보면 분명 나름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를 개발하기 위한 것인데요. 북한의 이런 계획은 그 자체로도 상당이 우려가 많습니다. 북한은 핵탄두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북한은 재가동한 플루토늄 원자로도 있고, 고농축우라늄 시설도 갖추고 있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핵물질이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5차 핵실험으로 핵 기술을 완전히 터득했다고 볼 수 있나요?

루이스: 저로서는 핵기술을 정복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번 북한의 5차 핵실험을 보면 그 대상은 분명 탄도미사일에 장착할만큼 작은 핵탄두였습니다. 그게 좀 불안한 사태전개라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은 이번 실험에서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도록 핵탄두를 표준화, 규격화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의 핵전력이 지금보다 훨씬 커진다는 뜻이겠죠?

루이스: 그렇다고 봅니다. 사실 북한이 얼마나 핵분열 물질을 생산할 수 있고, 현재 얼마나 핵무기를 갖고 있는지 우리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 우려사항입니다. 북한이 영변에 농축우라늄 시설을 구축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압니다. 북한은 아주 빠른 시일 안에 구축했죠. 북한은 다른 곳에도 농축시설을 갖고 있을지 모릅니다. 북한은 준비가 되는대로 향후 여러 종류의 미사일에 핵탄두를 대량으로 장착할 것입니다. 노동미사일과 무수단 미사일, 나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에도 말이지요. 북한이 핵탄두를 표준화하는 데 성공했다면 이는 대량으로 탄두를 생산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지금은 북한이 몇 개의 핵무기만 갖고 있지만 머지 않아 해마다 수십개 이상 보유하게 돼 결국 머지 않아 상당히 대규모의 핵전력을 갖게 될 겁니다.

기자: 교수님은 북한이 과거 중국의 핵실험 처럼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섞은 혼합핵분열물질(composit pit)을 사용할 경우 최대 20개까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셨는데요?

루이스: 흔히 핵무기를 만들 때 플루토늄이나 고농축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하지만 실은 두 개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 중국의 경우 맨 처음 핵실험을 할 때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하다 플로토늄으로 전환했습니다. 그러다 중국은 12번째 핵실험을 했을 때 양쪽 원료를 모두 사용한 핵무기를 시험했습니다. 모르긴 해도 북한도 일부는 플루토늄을 이용하고 나머지는 고농축우라늄으로 채우는 혼합핵분열물질로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경우 지금 가진 플루토늄으로 훨씬 많은 핵폭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북한이 40kg의 플루토늄을 확보했다면 핵무기 한 개 생산에 8kg의 플로토늄이 들어간다고 할 때 5개를 만들 수 있지만 2kg의 혼합핵분열물질을 이용하면 최대 20개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존의 플루토늄을 최대한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자: 그 경우 북한의 핵전력도 상당히 커지겠죠?

루이스: 그렇습니다. 우리가 통상 간주하는 북한의 핵전력 규모보다 훨씬 큰 것이죠. 다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제가 볼 때는 북한이 10~20개 가량 핵폭탄을 조만간 갖게 되고 이후 해마다 서너개씩 늘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혼합핵분열물질을 활용했다면 20개까지도 보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그런 목표를 향해 북한이 이제 막 핵시험을 시작했을 수도 있습니다.

기자: 지금 유엔에선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추가 제재하려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중국은 유엔 주도의 대북제재 결의에 모두 참여해왔지만 100%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엔 어떻게 나올까요?

루이스: 분명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있지 않습니다. 혹독한 제재 때문에 북한이 망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또 다른 이유는 제재를 가한다고 해서 북한이 변할 것 같지 않다고 믿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북한도 나름대로 이런 제재를 헤쳐나가려 노력해왔구요. 중국이 직면한 선택은 이렇습니다. 즉 북한이 반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100% 실패가 확실한 제재 전략을 다시 택할 것이냐 아니면 추가 제재로 북한의 행동변화가 아닌 북한의 붕괴가 초래하도록 놔둘 것이냐 하는 겁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겠지만 중국 입장에선 어느 쪽이든 달갑지 않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망하는 쪽이라기 보다는 핵을 가진 북한을 더 선호하는 쪽이죠. 중국 정부 내에서는 북한을 완충국으로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최근 북한이 5차 핵실험에서 소형 핵탄두 표준화 시험과 관련, 제프리 루이스 박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