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인터뷰] 안드레이 란코프 “중, 유엔 추가제재 100% 동참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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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5차 핵실험에 맞서 11월30일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그럼에도 제재 실천과 관련, 중국의 100% 동참이 확보되지 않는 한 제재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북한 현안과 관련, 전문가 견해를 들어보는 <집중 인터뷰> 이 시간에는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변창섭 기잡니다.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응징으로 마침내 11월30일 강력한 대북제재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핵심은 북한의 광물수출을 2015년도 분의 38%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인데요. 이 정도면 대략 7~8억 달러의 수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북한이 받을 경제적 타격이 아주 크겠죠?

란코프: 솔직히 말해서 북한이 받을 경제적인 타격은 물론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로 클 지 현 단계에서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무역 통계를 1960년대부터 국가기밀로 취급하기 때문에 외국학자들이 북한의 대외무역 상황을 거꾸로 알아내는 방법은 중국을 비롯한 기타 국가가 발표하는 대북 무역통계 뿐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문제점이 없지 않습니다. 북한의 석탄수출 구조가 정확히 어느 정도 수준인지 잘 알 수 없습니다. 현재 북한 석탄을 수입하는 나라가 중국밖에 없습니다. 정말 그렇다면 새로운 대북 제재가 이행되면 북한의 전체 무역수입을 15% 정도 감축하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현 단계에서 아직 가설적인 이야기입니다. 물론 기본 변수는 중국이 완전히 동참할 의지를 가졌는지 여부입니다.

기자: 결국 중국이 100% 동참하지 않는 한 제재의 실효성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중국의 이행 의지를 어떻게 봅니까?

란코프: 확실하게 대답하기 어렵지만 중국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별로 열심히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환영하지도 않고 핵개발을 막고 싶어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전략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그 목표는 한반도에서의 현상유지입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북한체제가 동요할 수 있는 정책을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북 제재는 바로 북한의 내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에 중국의 100% 수준의 동참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기자: 일부에선 북한과 교역의 중심지인 동북 3성은 사실상 중앙 정부의 통제 밖에서 대북 교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허점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 그럴까요?

란코프: 글쎄요. 제가 보니까 중국 동북 3성은 중앙정부의 통제 밖에서 북한과 무역을 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을 겁니다. 유엔의 대북제재는 대외 전략 문제이니까 중국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대해 통제력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한 지방 정부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무역으로 벌 수 있는 돈이 그리 많지 않고, 이렇게 작은 교역 액수 때문에 중앙정부에 도전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북중 밀무역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저도 동북 3성 지역에서 북한과 석탄밀무역을 하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밤마다 북한에서 실어나를 수 있는 석탄은 200톤입니다. 국가적인 무역 기준으로 보면, 그리 많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밀무역은 큰 변수가 아닙니다.

중국: 중국이 이번 유엔 안보리의 새 결의안은 동참했지만, 현재 미국과 남중국해 문제로, 한국과는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이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봅니까?

물론입니다. 중국은 원래도 너무 강한 제재조치를 취해 북한에 너무 강한 압력을 가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남한이 사드, 즉 고고도미사일 방어체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남한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그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은 남한에 대한 보복조치입니다. 실제 중국은 근래 이러한 보복조치를 조금식 취하기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한국 대중 문화를 중국에서 통제하는 정책, 즉 한류 통제 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제일 합리주의적인 보복조치는 대북 제재를 완화 혹은 경감시키는 것입니다.

기자: 이번 대북제재는 유엔의 대북제재 사상 가장 강력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 같은 도발을 자제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까? 아니면 과거처럼 또 다시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도발할까요?

란코프: 북한 권력계층은 핵을 개발해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결론이 아닙니다.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경제생활이 나빠질 수도 있고 서민생활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권력계층이 그 런 이유로 자신들의 권력과 특권을 위협할 수 있는 정책을 결코 실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대북제재가 아주 강력하더라도, 북한 지도부는 앞으로도 핵개발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속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난 10년간의 유엔 대북제재 경험을 살펴보면, 대북제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별 효과가 없습니다. 이번 제재도 북한 무역에 큰 타격을 주겠지만 국제사회가 바라는 만큼의 효과는 사실상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