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스 “남북당국회담 무산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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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무부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무산된 데 대해 실망했다면서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으면 미북관계 개선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14일 미국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미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남북관계 진전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지속적인 남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인권상황 진전 없이는 근본적으로 개선될 수 없습니다.

그는 최근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무산된 데 대해 실망했다면서 이는 북한 측이 진정한 대화에 나설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 행위로 인해 미북대화의 재개 조건은 과거에 비해 더 까다로워졌다고 평가했습니다.

글린 데이비스 특별대표: 미국은 오래 전부터 북한이 국제의무와 약속을 지키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경우 대북 관계개선에 열린 입장이라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과거 북한의 도발 때문에 의미있는 미북대화 재개의 장벽(bar)은 현재 확실히 더 높아졌습니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며 비핵화와 관련된 성과가 어느 정도 예상될 때 비로소 미국은 북한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절대 인정할 수 없으며 이웃국가에 대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나쁜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또 단순히 대화의 장에 돌아온다고 해서 이에 대해 보상하지 않을 것이란 방침도 분명히 했습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단합도 강조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물론 중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까지 5개국이 한 목소리로 북한에 핵포기 압박을 가하는 게 중요하며 북한이 5개국의 미묘한 입장차를 파고들려는(exploit) 시도를 용납해선 안 된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의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은 한국 정부가 대북화해 분위기를 추구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에는 엄중히 대처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이 대화와 협상에 복귀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