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설 북 궁석웅, 러 대사와 손 맞잡고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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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숙청설이 나왔던 궁석웅 전 북한 외무성 부상이 평양에서 열린 외교사절 친선 체육대회에 귀빈 자격으로 참석한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16일 평양에서 열린 외교사절 친선 체육대회.

북한에 상주하는 각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들과 국제기구 직원들이 축구와 배구 등 경기를 펼치고 친선을 도모하는 행사입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이 각국 대사관 요리사들이 만든 전통음식을 함께 즐겼습니다.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공개한 이날 체육대회 관련 행사 사진에서 유독 눈에 띈 건 숙청설이 나왔던 궁석웅 전 북한 외무성 부상.

궁 전 부상은 이날 귀빈석 맨 앞줄에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와 나란히 앉아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양복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김정일 배지도 달고 있었고 마체고라 대사와는 친분이 꽤 깊은듯 서로 손까지 꼭 잡은 채 여유있는 모습입니다.

태영호 주영국 북한 공사가 탈북한 뒤 숙청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숙청설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커 보이는 부분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도 이례적으로 관련 보도에서 ‘전 부상’ ‘명예손님’ 등의 호칭을 써가며 예우하는 태도를 보인 것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다만 그가 태 공사 탈북 이후 현직에서 물러난 건 사실이지만 그 이유가 문책성 경질인지 정년퇴직으로 은퇴했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 대사관 측은 ‘오랜 친구인 궁 전 부상이 최근 은퇴했다’며 ‘숙청됐다는 소문에 대해 서로 웃었다’고 정년퇴직에 무게를 뒀습니다.

한편 북한이 궁 부상의 문책성 숙청설에 대해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서는 등 달라진 태도를 보인 점도 눈길을 끕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북한 홍보(PR) 전략의 일부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