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최근 국경 지역의 통행제한을 일부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경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에 촘촘하게 설치됐던 단속초소들을 대부분 철수하고 보위부 10호 초소만 남겨두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달 초 국경인근 곳곳에 설치됐던 단속초소들이 일부 철수했다”면서 “국경인근의 도로와 산, 다리목마다 설치됐던 단속초소 중에서 보위부 10호초소만 남기고 나머지는 철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경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보안성 단속초소와 보위성 단속초소가 곳곳에 설치되고 그 밖에도 각 공장, 농장에서 선발된 규찰대까지 초소를 배치해 길목을 지켰다”면서 “하지만 이들 초소들은 불순분자 색출보다는 통행자들로 부터 뇌물을 받아내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예전에는 회령에서 청진으로 가려면 10개가 넘는 단속초소를 통과해야 했다”면서 “매 초소 마다 차를 세우고 주민들의 공민증과 여행증명서를 검열하고 화물과 손짐을 뒤지느라 시간을 끄는 방식으로 뇌물을 받아 챙기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최근 이런 단속초소가 대부분 사라지면서 국경지역 주민들의 이동이 한결 쉬워졌다”면서 “당국이 많은 초소들을 철수시킨 것은 국경지역 주민들의 장사행위를 돕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관련 11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통행자들에 대한 초소들의 무한정 단속으로 지연되던 중국산 수입물품의 유통이 최근에는 보위부 10호 초소로 통합되면서 사람과 상품의 이동이 훨씬 빨라졌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내륙에서 국경지역으로 접근하는 주민들은 공민증과 국경여행증명서가 있어야 하지만 국경지역 주민들은 공민증만 있으면 도내 어디든 갈 수 있다” 면서 “밀수를 통해 끊임없이 들어오는 중국상품을 국경인근 어느 도시로나 수월하게 실어 나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회령에서 청진까지 가려면 고무산 인근에 설치된 보위성 10호초소 하나만 통과하면 된다”면서 “온성과 라진 사이에도 직하, 금바위, 연진, 부거에 있었던 초소들이 다 사라지고 라진특구 경계에 있는 후창초소만 남아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그동안 보위성과 보안성의 터무니 없는 단속 때문에 국경인근 주민들은 도회지에 한번 다녀오려면 미리 초소에 바칠 뇌물부터 준비해야 했다”면서 “무조건 트집을 잡아 뇌물을 받아내던 단속초소가 사라지자 주민들의 생계에도 숨통이 트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중앙에서 국경지역 초소들을 철수한 분명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초소의 철수로 중국산 밀수품을 내륙으로 유통시키는데 중요한 전기가 마련되고 국경지역 주민들의 생계활동에도 도움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