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은행 해킹... 미국, 북·중제재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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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법무부가 지난 해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가운데, 미국이 해킹 사건과 관련된 북한과 중국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커들이 지난 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개설 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계좌에서 8천100만달러를 빼내 필리핀내 4곳의 은행계좌로 이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돈이 사라져 버린 사이버상의 도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재 미국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북한이 해킹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중국 개인 또는 단체가 중개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법무부가 만약 기소를 한다면 해킹 절도를 기획하도록 한 중국 개인이나 단체를 겨냥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이 지목을 받는 이유는 2014년 소니 영화사 해킹 사건과 수법이 동일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북한은 소니 영화사가 제작한 영화 ‘인터뷰’를 해킹해 개봉 전 시중에 유포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 동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Gordon Chang)변호사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북한과 중국을 함께 제재할 수 있는 중요한 첫 신호탄”이라며 “이번 해킹 사건은 작년 9월 랴오닝훙샹 기업 사건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고든 창 : 작년 9월 발생했던 훙샹 기업 사건과 매우 비슷합니다. 북한과 거래해 온 중국 기업인 훙샹 그룹이 돈 세탁을 한 것과 같이 이번 해킹 사건은 중국이 개입해 북한이 해킹을 저질러 거액을 빼돌린 사건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전략 물자를 수출한 중국 훙샹그룹의 자회사 단둥훙샹실업발전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또한 창 변호사는 이번 해킹 사건이 미국이 북한을 국제 금융망에서 퇴출시키고, 북한과 거래를 하는 중국에 대해 압박을 가할 수 있는 큰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창 변호사는 “현재 미국이 중국 관련 개인과 기업만을 기소한다고 밝혔지만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져 북한과 중국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 조치까지도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과 북한에 어떠한 방식이라도 대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창 변호사는 미국 닉슨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 20여년 동안 대북정책이 실패했다고 밝혔듯이 트럼프 정부가 은행 해킹 사건을 벌인 북한과 중국을 국제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징표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이 23일 이와 관련 미국 법무부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