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주사건은 제2장성택 사건”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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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지난 10월 초 공개 처형한 '해주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이색적인 통보문을 내려 보내고 주민들의 공분을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한동안 다리를 절게 된 것도 이 '해주사건'에 분개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전합니다.

지난 10월 초, 북한이 공개처형한 '해주사건' 관련자들을 단죄하는 비공개 통보문을 전국의 초급일꾼 이상 간부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소식통은 "중앙에서 해주시당 책임비서 등을 공개 처형한 사건을 '해주사건'으로 명명하고, 당적으로 이들의 죄행을 까발리는 내부 통보자료를 배포했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해주시당 책임비서를 필두로 조직비서, 검찰소장 등 도당과 시당의 최고 지위를 차지한 자들이 장성택 일당이 저질렀던 종파행위와 똑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통보자료에서 단죄하고, 이를 '제2의 장성택 사건'으로 매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주시의 고위 간부들은 끼리끼리 야합하여 황해도 지방의 어느 섬에 별장을 차려놓고 수시로 술 파티를 벌였으며, 미모의 여성들을 배석시키고 음란행위를 일삼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형님', '동생' 하는 의형제를 맺고, 미모의 여성들을 불러 '기쁨조' 대접을 받았다는 사실이 김정은에게 보고되면서 분노를 샀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원수님(김정은)이 이 사실을 보고받고 너무도 격분하여 해주시를 긴급 방문해 관련자들을 색출해 모두 엄벌에 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면서 "너무도 격분한 나머지 다리를 절게 되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사실을 들은 북한 주민들 속에서는 "나쁜 놈들"이라는 분노가 조성되고, 심지어는 "잘 죽었다"고 조소하는 등 심하게 흥분된 상태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이 사실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발각되었고,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 검열단이 급습해 이들을 체포하고,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로 낙인 찍고 공개 처형했다는 겁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도 지난 10월 6일과 11일 두 차례에 거쳐 해주시당 책임비서를 비롯한 노동당 고위간부 12명이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기관총으로 처형된바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장성택 사건 청산 기간을 3년으로 정하고, 북한 고위 간부들 속에 뿌리박힌 분파주의, 종파주의를 뿌리 빼는데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현재 북한 간부들은 끼리끼리 모여 술판을 벌이는 행위를 삼가고, 서로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