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패기머리’ 많아 탈영병 단속 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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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머리모양을 따라 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하지요. 하지만, 이렇게 '패기머리'를 한 청년들이 많아 북한군 경무관들이 탈영병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옆머리와 뒷머리를 짧게 올려 자르고 앞과 윗머리만 길게 길러 넘긴 '패기머리'. 김정은 제1위원장의 머리 모양이라고 해서 북한에서는 '그이 머리'라고도 통합니다.

북한 매체가 젊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따라하고 있다고 소개했지만, 실은 조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어서 다수의 북한 청소년들이 '패기머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패기머리' 때문에 북한군 경무관들이 탈영병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고 복수의 북한 주민들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최근 국경지방을 통해 연락이 된 북한군 관련 소식통은 "사회 청년들도 인민군대처럼 모두 머리를 빡빡 올려 잘라 식별하기 어렵다"면서 "과거에는 경무관들이 머리를 보고 탈영병을 단속했지만, 이제는 사는 곳과 공민증까지 일일이 검사해야 한다"고 5일 밝혔습니다.

경무관들은 군인들만 단속하는 직업군인들로, 사회 청년들을 단속할 이유가 없지만, 짧은 머리를 한 젊은이들이 많아 사민(일반주민)들까지 단속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최근 평양과 평안남도 등 주요 도시를 둘러봤다는 소식통은 "큰 도시들은 물론 기차 역전에서 경무관들이 남자들을 수십 명씩 세워놓고 단속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평양시 아파트 건설에 동원된 공병국 군인들과 군사건설국 군인들이 밤에 병영을 이탈해 민가에 뛰어들어 빈번히 범죄를 저질러 평양시 경무국에서 비상이 걸렸지만, 탈영병 체포에 효율이 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당적으로 포치(지시)가 되어 요즘 이발소에 가면 요구하지 않아도 이발사들이 으레 '패기 머리'를 깎아준다"면서 "규찰대에 단속되기 때문에 젊은 청년들은 머리를 짧게 잘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 거주하는 한 대학생도 "며칠 전에도 대학에 다니는 동료 학생이 공민증을 소지하지 않고 외출했다가 경무관들에게 걸려 하루 종일 조사를 받았다"면서 "경무관들도 단속된 사람들이 하도 많아 쉽게 짜증을 낸다"고 말했습니다.

이 학생은 "대학들에서 김정은 따라 배우기 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면서 "패기머리 모양을 가리켜 '그이 머리'라고 부르는 데, 청년동맹에서는 그대로 깎으라고 요구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