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대통령 “러서 김정은과 악수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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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밀로스 제만 체코(체스꼬) 대통령이 다음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세계대전 전승 기념 행사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참석하더라도 김 제1비서와는 악수를 나누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다음달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세계대전 전승 기념 행사에 참석하더라도 그리 환영받지 못할 전망입니다.

6일 체코의 CTK 통신에 따르면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은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릴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김 제1비서와 인사를 나누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제만 대통령은 지난주 프라하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기념식 참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면서 김 제1비서와는 악수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제만 대통령은 김 제1위원장과 악수조차 나누지 않고 외면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모스크바행을 놓고 논란이 일자 김 제1위원장은 만나지 않겠다고 미리 선을 그은게 아니겠느냐는 지적입니다.

유럽연합 회원국 정상 중 사실상 유일하게 종전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일찌감치 결정한 제만 대통령은 국내외에서 비난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리미아 반도 합병에 항의해 미국을 포함해 서방 지도자들이 대거 모스크바에 가지 않기로 한 가운데 홀로 참석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마르틴 스트로프니키 체코 국방장관이 제만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체코는 올 초 김 제1위원장의 삼촌인 김평일이 대사로 부임한 곳으로 체코 대통령실은 지난 1월 말 김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신임장 제정식이 열렸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체코 대통령실 : 전형적인 신임장 제정 행사로 대통령이 연설하지는 않았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내달 모스크바를 방문하면 권력을 승계한 뒤 첫 외국 방문이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삼촌이 대사로 부임해 활동중인 국가의 대통령조차 외면하는 빛바랜 해외순방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