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경색 당분간 지속될 듯

0:00 / 0:00



앵커 : 북한이 일방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연기하면서 남북관계가 또다시 경색국면에 접어든 양상인데요. 이 같은 기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연기한 것은 지난 9월 21일.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연기를 남한 탓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관련한 남한 언론의 기사를 언급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남측 언론이 자신들의 ‘최고 존엄’을 건드렸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달 28일에는 노동신문을 통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심지어 남한 군 당국의 월북자 사살 사건까지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조선중앙 TV: 공정한 국제사회 여론이 괴뢰 패당의 반인륜적 만행을 절대로 용납하지 말고 신랄히 규탄, 단죄하며 범죄자들에 대한 준엄한 심판에 적극 나설 것을 호소한다.

남한의 통일부는 그동안 대변인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북한 당국을 비판하면서 태도 변화를 촉구해 왔습니다.

기대하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연기돼 아쉽지만, 북측이 일방적으로 연기한 만큼 추가적인 제안은 없다며 다른 부분에서도 절대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신뢰를 중시하는 접근은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해 하지 않습니다. 보다 긴 시야에서, 남북관계의 튼튼한 토대를 만들어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이 갑자기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대북 전문가들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 소장 : 북한은 일단 개성공단 재개만을 먼저 생각했고, 이것이 어느 정도 달성됐다 싶으니까 또다시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압박하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 내에서 국제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서열 변화가 생겼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협의를 앞두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생떼’ 부리기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와 이산가족 상봉 합의 이후 북한 군부 강경파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개성공업지구 재가동을 계기로 열흘 전까지 회복 조짐을 보이던 남북관계. 이산가족 상봉 행사 연기와 그에 따른 금강산 관광 회담 무산 등 남북관계가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