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몰래 카메라로 인민생활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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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몰래 카메라 영상을 통해 주민생활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김정은이 내수용과 수출용 상품의 내용과 포장을 꼭 같이 만들도록 지시한 것도 몰래 카메라 영상을 분석한 결과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들 몰래 촬영한 영상물들을 통해 인민생활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복수의 북한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이런 사실은 최근에 있은 김정은의 방침(구두지시)의 내용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9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의 7월 1일 방침을 전달하는 회의가 7월 5일 회령시 당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렸다”며 “이날 전달된 방침 내용은 공장기업소들에서 국내용과 수출용 상품의 질과 포장을 꼭 같게 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전달된 방침은 ‘해당 일꾼들이 촬영한 평양 동대문시장, 평성역, 남포시 강서장마당 영상물들을 보시며 주신 말씀’으로 시작되고 있다”며 “김정은이 장마당에 나온 상품들의 질과 포장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담배를 비롯해 최근 중국과 합영으로 운영되는 회사들에서 내놓는 당과류, 화장품, 내고향 운동복이나 고급 운동화와 같은 상품들은 이미 수출품이나 국내 판매용이 질이나 포장에서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8.3 인민소비품’이나 기타 농산물들, 개인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 물품들은 굳이 포장을 할 필요가 있겠냐”고 반문하며 “수출품은 질이 좋고 국내용 상품들은 질이 떨어지는 반면 그만큼 가격이 눅다는 유리한 점도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1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수출용 상품과 국내용 상품의 질과 포장을 꼭 같게 만들데 대한 김정은의 방침은 지방 ‘영예군인 공장’들과 ‘경노동직장’들에서 만든 악기류, 국산 의약품을 지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 김정일이 살아 있을 때에도 평양시 송신시장을 찍은 영상물을 보며 장마당을 유지할 데 대한 방침을 내린 것을 비롯해 주민들 몰래 찍은 영상물을 보면서 바깥정세를 판단할 때가 많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주민들을 자주 직접 만난다 해도 국내정치나 민심을 제대로 알기 어려울 것”이라며 “간부들을 시켜 몰래 찍은 영상물 몇 편으로 어떻게 바깥정세를 제대로 알 수 있겠냐”고 김정은의 영상물 통치를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