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일 고향 꾸리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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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부친의 업적을 빛낸다고 삼지연군 꾸리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전국이 충성자금을 모으기에 나섰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각 성과 중앙기관에 김정일 생가가 있는 삼지연군을 잘 꾸릴 데 대한 중앙당 지시문이 속속 하달되고 있다"고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당에서는 내각의 성과 중앙기관들에 자체로 삼지연 건설에 필요한 시멘트와 철근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빨리 세워 올려 보내라고 독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20톤 급 대형 화물트럭을 자신의 선물명의로 올려 보내라는 지시를 내리는가하면, 식량과 각종 규격의 철근과 시멘트도 자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얼마 전 평양에 모였던 재외공관장 회의에서도 삼지연군 꾸리기에 필요한 외화를 조달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에 파견된 건설인력들과 외화벌이 회사들은 삼지연 건설에 필요한 외화를 '충성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무거운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북한이 삼지연군 건설을 몇 년 전부터 시작했지만, 심각한 자재부족으로 지지부진하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나섰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 제1비서는 새해 첫날 백두산에 올라 '백두의 칼바람 정신'을 강조하는 등 백두산을 통한 자신의 우상화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70년대 백두산 지구 항일유적지들을 대대적으로 발굴해 후계자로 낙점된 것처럼 김 제1비서도 부친의 생가를 번듯하게 꾸려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인정받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또 평양에서 삼지연까지 외국인들을 비행기로 이동시켜 외화벌이도 하겠다는, 이른바 권력구축과 외화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김 제1비서가 15년째 지지부진하고 있는 백두선군청년 발전소를 찾아가 빨리 완공하라고 재촉한 것도 백두산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해 외화도 벌고,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끌어내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양강도 출신 30대 여성 탈북자는 "청년 돌격대가 맥을 추지 못하게 되자, 인민군 군인 수만 명이 백두선군청년 발전소 공사장에 동원되었다"면서 "양강도 지방은 삼지연 꾸리기에 동원된 타지방에서 몰려온 인력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