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오는 9일 열리는 승전기념 70주년 기념 행사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불참하지만 그를 꼭 닮은 홍콩인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꼭 닮은 외모로 2013년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홍콩인 하워드 씨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 행진에 등장하기 위해 러시아를 찾았습니다.
‘하워드’ 씨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진짜 김정은이 지도자가 된 후 첫 번째 외국 여행으로 전승절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취소됐다면서 이 같이 밝혔습니다.
하워드 씨는 김 제1위원장의 모습으로 행진에 참석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인을 만나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의 붉은 광장에서 푸틴 대통령 등으로 분장한 사람들과도 만나고 북한 대사관 앞으로 이동해 사진을 찍을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콩에서 태어난 오스트랄리아 계 음악인인 하워드 씨는 2013년 김 제1위원장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독재자 김정은’을 외치며 홍콩의 거리를 활보해 언론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워드 씨는 그 해 12월 홍콩 최초의 북한인권단체인 ‘탈북자관심’과 함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맞아 개최된 인권행사에도 참석했습니다. 정치범수용소 철폐 등 북한인권 개선과 탈북자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시위에 하워드 씨가 기꺼이 동참한 것입니다.
하워드 씨 : 홍콩에서는 먹고 싶은 것을 먹고,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정부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제가 유명세를 탔기 때문에 북한인권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참가했습니다.
하워드 씨가 당시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그는 자신이 독재자 김정은이 아니라 그를 닮은 자유세계의 인물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김정음Kim Jong Un Impersonator’라고 자신을 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북한인권운동가는 그가 전승절 행사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희화화하는 행동이 과연 북한 주민의 인권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러시아 전승절 기념식에서 하워드 씨가 ‘독재자 김정은’을 희화화하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얼마나 부각시킬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