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영예군인에 의혹의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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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서는 최근 겉보기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영예군인으로 제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주민들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의 제대 군인들 중에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신체적 이상이 없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띄고 있어 북한주민들 속에서 이들의 제대이유를 두고 소문이 무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남도 주민 소식통은 이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딸 가진 사람들이 이들 영예군인들로부터 혼인 중매가 들어와도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한 영예군인 제대자들이 실은 방사능에 피폭된 희생자라는 얘기가 파다하게 번지면서 방사능 피폭자들에 관한 온갖 민망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얘깁니다. 주민들은 방사능을 맞은 사람은 결혼해서 아이도 가질 수 없고 지금은 멀쩡해 보이지만 앞으로 얼마 살지 못할 사람이라는 등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들이 돌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들 영예군인은 어느 지역에서 군대 생활을 했는지, 어디를 어떻게 다쳐서 영예군인이 됐는지 등에 대해 일체의 설명을 하지 않는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은 이들에 대한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믿는 분위기”라고 주장했습니다.

방사능에 피폭되었다면 핵과 관련된 곳에서 근무했을 것이고 이는 최고 보안을 요하는 극비사항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간 신변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영예군인 3급을 받고 제대했었다는 탈북자 이모 씨는 “북한 군대에서는 각종사고가 워낙 많이 나기 때문에 손가락 하나 절단된 정도로는 영예군인 제대가 불가능하다”면서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 영예군인으로 제대를 했다면 이는 다른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영예 군인들에게는 일반배급과 명절 특별공급, 교통수단 이용 시 요금면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처벌 수위 경감 등 여러 종류의 특혜가 부여된다”면서 “사지 멀쩡한 영예군인 제대자가 증가하고 있다면 당연히 주민들의 의혹을 불러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