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성택 측근 주택 배려주택으로 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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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지난 해 처형된 장성택의 측근들을 숙청하면서 그들이 살던 주택을 회수하여 '배려주택'으로 귀속 시켰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회수된 주택들은 고급 간부들의 주택답게 대부분 호화주택인데 아직도 빈 집으로 남아있다는 전언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처형에 이어 그 측근들을 대거 숙청한 후 그들로부터 회수한 고급주택들을 ‘배려주택’으로 귀속 시킨 후 아직까지 빈집으로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이 같은 소식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평양 주민소식통은 “이 주택들은 장 부장 측근이었던 고위간부들의 주택답게 200평방이 넘는 고급 주택들로 수십 채에 달하며 회수된 지 1년 가까이 된 현재까지 단 한 채도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빈집으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주택난이 심해 미쳐 준공되기 전에 입주부터 하는 북한의 주택 사정을 고려하면 이러한 빈집현상은 매우 특이하다는 겁니다.

중앙당 간부들이 살던 고급 아파트들이라 일반 서민들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집들이지만 간부주택도 부족해 많은 고위간부들이 직위에 걸맞지 않은 작은 집에 거주하는 실정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평양 주민소식통은 “주민들 속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배정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이들 주택들은 중앙당 고위 간부급에 배정하는 주택들로 체육인들이 입주할만한 성격의 집들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장성택의 측근들이 살던 집인 만큼 아직까지 주민들의 머릿속에는 장 부장의 그림자가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고위간부라 해도 선뜻 이런 집에 입주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또 장성택 부장의 기억이 희미해질 만큼 세월이 지난 후에야 이 주택들의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게 될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평양에 거주하다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김 모씨는 이와 관련 “과거 심화조 숙청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97년 김정일 정권 초기 2만 명이 넘는 대규모 숙청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회수한 집들을 약 3년이 지난 후 일부 숙청되었다 복권된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라는 김정일의 지시로 인해 엄청난 혼란이 빚어졌다는 겁니다.

그 혼란 중 하나가 빼앗은 주택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하는데 이미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을 다시 빼앗으려다 보니 그 과정에서 상상을 넘는 혼란과 갈등이 있었다는 얘깁니다.

탈북자 김씨는 “장성택 측근들이 살던 집을 아직까지 비워두었다면 그 당시 혼란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비워두었을 가능성이 있고, 그 연장선상에서 숙청된 장성택 측근들 중 일부는 다시 복권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추정을 조심스럽게 해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년 가까이 비워둔 수십 채의 고급 간부주택들이 김정은 제1비서의 특별배려에 의해 언제, 누구에게 돌아갈지 평양 주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