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군 최고 책임자가 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장성택과 같은 명실상부한 제2인자의 권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달 차수로 승진한 황병서가 북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확인됐지만, 그를 북한 제2권력자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이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 :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확인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제2인자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최룡해도, 황병서도 북한 정권 내에 자신의 권력기반을 황제와 같이 누렸던 장성택과 같은 독자적인 권력기반이 없습니다. 장성택 처형 후에 북한 정권 내에서 권력이 다각화됐다고 봅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군의 최고 요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 북한 권력의 최고 계층에 있지 못했던 황병서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세 사람에게 주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권력계층의 2순위, 3순위에 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의해 발탁돼 최고 권력층에 오른 인물로 오직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한 충성을 통해서만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황병서가 조직지도부에서 군을 담당한 경력이 최룡해보다 많아 북한군의 정치사상 활동을 통제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조직지도부에서 군을 담당하면서 군 요직 인사들의 치부나 약점까지도 꿰뚫고 있고, 군 요소에 심어놓은 정보망을 통해 이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하고 있어 김 제1비서가 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 : 황병서의 총정치국장 임명은 최룡해의 건강문제보다는 김정은이 차근차근 권력기반을 강화하는 과정의 일환에서 이뤄졌다고 봅니다.
북한의 지도부에 관한 분석과 연구 등을 하는 인터넷 웹사이트 ‘북한지도부감시(North Korea Leadership Watch)’를 운영하는 미국인 마이클 매든(Michael Madden) 씨도 2일 북한전문웹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글(The Fall of Choe Ryong Hae)에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지난달 25일 681군부대 포사격 훈련을 본 뒤 "부대의 싸움 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정치사업의 화력을 싸움준비 완성에 지향시켜야 한다”고 밝혔다는 언론 보도 등으로 미뤄 최룡해의 군 통제력에 불만을 가졌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그는 만일 최룡해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자리를 유지한다면 건강 상의 이유로 교체됐을 것이라는 추론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의 알렉산더 만수로프(Alexander Mansourov) 객원연구원(visiting scholar)도 이번 총정치국장의 교체는 김정은 제1비서의 절대적 권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그의 정권에서 누구도 2인자가 될 수 없고 황병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 제1비서가 핵실험이나 도발을 감행한다면 군 3인방의 교체가 마무리되면서 내부 안정을 찾았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