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임돼 김정은 정권의 권력 실세임을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명실상부한 북한의 권력 2인자로 부르기엔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에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겸 국방위원회 신임 부위원장의 권력 서열은 몇 위일까?
이러한 질문에 북한 지도부 연구 전문가인 미국의 마이클 매든(Michael Madden) 씨는 자신 있게 2위라고 말합니다.
매든 씨는 25일 로이터통신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국방위 부위원장에 선임되면서 사실상(de facto) 진정한 김정은 정권의 2인자 자리에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는 권력 1인자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그 나머지만 있을 뿐 권력 2인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황병서는 숙청된 장성택과 같이 폭넓은 권력 기반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황병서도 앞으로 언제든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다면서 김정은 제1비서 주변엔 그와 자주 접촉하는 숨은 권력 실세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국장: 김정은 정권 내에는 쉽게 교체될 수 없는 특정 인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황병서는 김정은의 기대에 못 미치거나 또 그가 위협적이라 느낄 때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김정은 정권은 그간 잦은 인사 행태를 통해 고위 관리들이 언제든 그 지위에서 해임되거나 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권력 실세가 강경파든 온건파든 북한의 기본 입장과 정책에는 거의 영향을 못 미쳤던 만큼 북한에서 권력 서열 2인자가 누구인지 가리는 일은 별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고스 국장은 이번 국방위 인사에서 북한의 리병철 항공사령관이 국방위원에 선임된 것이 주목할 만하다며 김정은 제1비서의 공군력 강화 방침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김 제1비서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하는 등 3주 이상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데 대해 다리 등 신체 일부에 이상이 있을 수 있지만 심각한 신변 이상 가능성은 낮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