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분석] “당대회 전 성과 낼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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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단행한 이유와 관련해 "오는 5월초로 예정된 당대회를 앞두고 안보 분야에서 성과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가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김 교수와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박성우: 김동엽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동엽: 안녕하세요.

박성우: 북한이 핵실험을 했습니다. 먼저 기술적인 측면부터 분석을 해주시죠.

김동엽: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진도만으로는 지난 3차 핵실험과 규모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진도가 아닙니다. 설령 진도가 비슷하다고 해도 작은 핵물질을 사용했다면 경량화와 소형화를 비롯해 증폭기술 등 발전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핵물질을 아깝게 지난번과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했을리는 만무합니다. 다만, 이것은 수소폭탄이라기 보다는 핵분열 직후에 소량의 중수소, 삼중수소를 융합해서 다량의 중성자를 방출함으로써 핵분열을 효율적으로 증대시키는 소위 말하는 ‘증폭핵분열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성우: 북한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번에 다시 핵실험을 한 것인지도 궁금한데요. 어떻게 평가 하십니까?

김동엽: 무엇보다 7차 당대회를 위해서는 핵실험을 당대회 이후보다 이전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내적으로 우선 본다면 당대회를 우리는 경제 성과만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보다는 당대회는 오히려 안보적인 문제 해결에도 중요합니다. 결국 당대회를 기점으로 그 전에 안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가겠다는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내세웠다면 당대회를 기점으로 이제는 핵무력을 완성하고 경제에 다걸기 하는 노선으로 가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외적으로는 지난 12월에 북한의 평화협정 제의를 미국이 무시했고, 또 미국이 추가 제재를 가했습니다. 한국과는 회담이 결렬되었고, 중국과는 모란봉 악단이 철수하는 등 주변국들이 (북한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측면과 함께 2016년에 미국 대선이 있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가 더 이상 진척되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핵실험을 강행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봅니다.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결정되기 가급적 먼 시점에 북한이 자신의 몸값을 올려놓고 다양한 협상을 위한 카드를 준비해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는 측면에서 핵실험에 대한 대외제재 국면이 있더라고 결국 크게 손해나지 않는다는 계산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이번 핵실험은 전혀 예고가 없이 이뤄졌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인데요. ‘과연 정보 당국은 알고 있었을까?’ 이런 질문이 가능합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동엽: 이 문제에 대해서 성급하게 말씀드리기는 곤란하지만 일단은 우리의 정보력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혀 몰랐을까, 아니면 일정 부분 알면서도 비밀로 했을까, 이런 측면이 있는데요. 단순히 몰랐다기 보다는 방심했다고 보는 측면이 강하다고 봅니다. 지난 당 창건 70주년 행사 때 중국의 류윈산이 왔다갔고 상당 부분 북중관계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당대회까지 한다고 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북한이 핵실험을 해서까지 위험 부담을 가지지는 않을 거라고 우리의 희망사항대로 예측하고 북한을 봤던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박성우: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의 분석과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김동엽: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