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관계 급랭으로 북 경제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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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우방인 중국에 사전 통고도 하지 않은 채 4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향후 북-중 관계가 더욱 냉각될 것이라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가 주장했습니다. 변창섭 기자가 란코프 교수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기자: 우선 북한이 이번에 4차 핵실험하면 더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는 걸 아는 데 왜 강행했다고 봅니까?

란코프: 물론 핵실험을 실시하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북한은 자신이 핵 보유 국가라고 앞으로도 주장할 것입니다. 유엔안보리에서 제재를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이것은 북한에게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상 북한이 가장 무섭게 생각하는 것은 국제 제재 보다 중국 태도의 변화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무역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북한 무역의 3/4 정도가 중국과의 무역입니다. 작년 10월부터 몇 년 동안 긴장되었던 중-북 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중국의 태도가 많이 변했고 북한 경제가 심할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기자: 북한은 작년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요. 타격이 크겠죠?

란코프: 북한은 작년 초부터 유럽과 동남아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자원을 얻기 위해 많이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그 동안의 관계는 모두 무너질 것입니다. 북한 외교관들이 핵실험 이후까지 기다렸다가 그 후에 무역 활동을 했더라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이뤘을 것입니다. 이것을 보면 북한에서 외교와 군대가 서로 그다지 조율을 잘 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작년에 북한 외교관들이 이룩해 낸 것들이 하루 아침에 모두 없어졌습니다.

기자: 북한 강경파가 주도해 핵실험을 강행했다면 외교부와 군부 간에 조율이 안 됐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란코프: 그렇습니다. 조율이 있었더라면 외교부는 작년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외교 활동을 하지 않고 이번 핵실험을 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 겁니다. 오히려 핵실험 이후 적극적인 관계 개선 활동을 했을 겁니다.

기자: 북한은 과거 3차례 핵실험을 하기 전 중국에 사전통보 했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번 4차 핵실험으로 북-중 관계 개선은 물 건너 갔다고 봐야죠?

란코프: 제가 이미 말씀을 드린 바와 같이 중국의 태도는 기본 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북한 관계가 얼마 전까지 좋지 않았습니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한 이유는 2012년 제 3차 핵실험 때문입니다. 작년 말 북한 외교는 제3차 핵실험이 야기한 위기를 극복하고 중국으로부터 지원과 투자를 다시 북한에 유치하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2년 정도 중단되었던 북한 지원을 위한 사업을 작년 말부터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라선 특구를 봅시다. 현재 라선의 전기사정이 너무 안좋아요. 그래서 중국이 라선의 전기를 선전하기 위한 전기선 건설을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으로 중국과 북한과의 협력은 냉각시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 북한 경제는 심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