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6일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을 "강력 규탄"하면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실제로 수소탄을 실험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은 평양시간으로 낮 12시 ‘특별 중대 보도’를 통해 “1월 6일 10시에 첫 수소탄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기상청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이 규모 4.8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남측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 대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이러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강력한 국제적 대북제재 조치 등을 통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정부성명): 정부는 북한이 어떤 경우에도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보유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규정된 대로 모든 핵무기와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인 방법으로 폐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벌써 4번째 실험으로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나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첫 시험용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뒤흔들고 북한 핵문제의 성격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이유는 수소탄 실험을 했다는 북측의 주장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번 3차 핵실험 위력은 7.9㏏, 지진파 규모는 4.9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위력이 6.0㏏, 지진파는 4.8로 더 작게 나왔다"면서 "수소폭탄은 위력이 수백t이 돼야 하고 실패해도 수십t이 돼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황인무 국방차관은 "수소폭탄으로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이날 수소폭탄의 전 단계 수준인 '증폭핵분열탄'을 실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의도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5월 초로 예정된 당대회 이전에 민감한 안보 문제를 털어버리고 가겠다는 뜻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당대회는 경제뿐 아니라 안보적 문제에도 중요한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결국 당대회를 기점으로 그전에 안보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하고 가겠다는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내세웠다면 당대회를 기점으로 이제는 핵무력을 완성하고 경제에 다걸기하는 노선으로 가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국정원도 "북한이 7차 노동당 대회에서 성과를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수소폭탄이 대단한 성과라고 발표하고 북한 인민들을 선동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은 미국을 겨냥한 노림수도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수소탄 개발 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함으로써 특히 올해 미국 대선 및 정권교체 전에 핵보유국 지위를 확고히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정 실장은 북한이 ‘수소탄 핵실험’을 통해 미국이 “전략적 인내” 정책을 포기하고 직접 대화에 나서 궁극적으로는 평화협정에 서명하게끔 하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과연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남북관계는 이번 핵실험으로 인해 급격히 냉각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난해 '8·25 합의'로 조성됐던 남북간 대화 분위기가 한동안 완전히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향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을 기해 북측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측 국방부는 "한미 연합 감시자산을 증강 운용해 북한의 군사동향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미연합사령부는 이날 핵실험과 관련해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상향 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