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의 지원으로 건설 도중 파괴된 것으로 추정돼온 시리아의 원자로에 대해 해당 시설이 핵 개발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는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요구를 또 거절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건설 도중 이스라엘 공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뒤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의혹을 받아온 알 키바르의 건물이 핵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마노 유키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18일 시리아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세이프가드) 이행 보고서에서 "알 키바르의 건물 잔해에서 발견된 우라늄 알갱이가 해당 장소에서 핵과 연관된 활동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35개 이사국에 제한적으로 배포한 이 4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파괴된 건물에 관한 의문이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아마노 사무총장의 시리아-북한 간 핵 개발 의혹에 관한 이 같은 입장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임 사무총장 때에 비해 더 강력하고 명시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11월 16일, 엘바라데이 전임 사무총장이 제출한 보고서는 "공습 현장에서 채취된 우라늄 알갱이가 시리아의 핵개발과 관련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만 밝힌 바 있습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2008년 6월 국제원자력기구가 알 키바르의 공습 현장을 방문해 환경 표본을 채취한 이후 시리아 측이 추가 정보 제공은 물론 현장 접근도 막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따라서 시리아 측에 추가 사찰을 위해 알 키바르 지역의 공습 현장과 건물 잔해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시리아 측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추가 사찰 요구를 재차 거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20일 시리아가 "군사 분야의 핵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국제원자력기구의 추가 사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무알렘 장관은 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가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으로 군사적 목적의 원자로를 건설 중이었다는 점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한 데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이스라엘 공군은 2007년 9월 F-16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가 북한의 기술을 지원받아 알 카바르 사막 지역에 건설 중인 것으로 추정된 핵 시설을 공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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