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허용하면 IAEA 사찰단 영변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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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와 북한 측이 영변 핵사찰 문제를 논의 중인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에도 불구하고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영변 핵시설에 보내는 데 찬성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없진 않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차 한국을 방문한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26일 KBS방송 등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 측과 영변 핵사찰 문제를 논의하곤 있지만 여전히 핵사찰 시기에 대해서 밝히긴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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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노 유키야

)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 발표로) 현재 조금 더 상황이 복잡해져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측도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측과 여전히 영변 핵사찰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대변인은 북한이 적극적으로 논의에 임하고 있는지, 또 핵 사찰단 파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국무부 측도 27일 국제원자력기구의 영변 사찰에 대한 미국의 찬성 혹은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이 문제는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가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직접 볼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는 26일 북한이 허용하기만 한다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영변 핵시설을 둘러볼 수 있도록 미국이 이를 찬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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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al

)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영변 방문을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찰단이 방북한다면 미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해 좀 더 많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시걸 박사는 북한 측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받아들인다 해도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하면 미국은 대북 영양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북한이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한다면 미국은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걸 박사는 북한이 사찰단의 방북을 일단 허용한다 해도 미국이 영양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 시일 내에 이들을 다시 출국시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쉐넌 카일 선임 연구원도 일단 전문가들이 영변 핵단지 내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직접 눈으로 보면 북한의 우라늄 농축 기술 수준과 농축 우라늄의 생산량 등을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면서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방북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로켓 발사 계획 발표로 이른바 ‘2.29미북합의’를 2주일여 만에 위반하고 나선 마당에 그 합의 내용 중 일부인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방북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지난달 미북합의는 일단 깨진 것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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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ub

) 일단 합의내용 전부가 무효라고 봐야합니다.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 출신인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북한 측은 사석에서 여러 번 전혀 핵포기 의사가 없음을 밝혔으며, 핵개발 의사가 없다고 거짓말을 하면서도 2010년 말 우라늄 농축 시설을 전격 공개한 후 이를 바탕으로 다시 미국과 협상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이런 협상과 합의는 불필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관련 시설이 영변 핵단지 외에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 때문에 영변의 핵시설만 둘러보고 이 시설의 가동을 임시 중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